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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해라’, 잠자는 좋은 유전자 깨운다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1-13 15:01:05
  • 수정 2014-01-15 14:3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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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온상승으로 암 발생 가능성 낮춰 … VGF유전자, 에너지대사 및 신경전달능력 활성화

새해 건강다짐으로 첫 손 꼽히는 게 운동이다. 날씬해져서 보기에 좋고, 성인병을 예방하고, 결국 질병없는 장수를 보장하는 첩경이 운동이기 때문이다.영양결핍시대를 어느 정도 극복한 한국사회에서 영양과잉은 오히려 해가 되고 있으며 충분한 신체활동에 대한 중요성이 먹는 것보다 강조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직도 운동량은 턱없이 부족하고,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 소파에 앉아 감자튀김이나 감자칩 등을 먹으며 운동도 하지 않고 살만 찌는 게으른 부류) 신세에 빠진 사람들이 줄어들 줄 모른다.

운동은 비단 다이어트 등 체중감량·증량 문제가 아니다. 인류는 약 4백만년 전에 출현했고, 산업혁명이 이뤄지면서 생활이 편해진 것은 고작 250여년밖에 되지 않았다. 과학기술이 진보하면서 사람들의 ‘움직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예컨대 ‘걷기’는 산업혁명 당시만 해도 운동이 아닌 이동하기 위한 신체활동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파워워킹’‘제대로 걷기’ 등 다양한 걷기 수업교실이 생기고 이를 운동으로 여길 정도다. 일부 학자들은 20~30대 젊은이들에게 걷기는 운동이 아닌 당연한 활동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생활 속에서 운동의 실천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편리한 생활을 즐기다 굳이 힘들고 숨찬 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을 먹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유전자는 운동이 주는 자극을 기억할 만큼 똑똑하게 작용한다. 유전자는 전신건강을 지배하므로 운동은 단순히 체중감량 여부를 넘어선 무병장수의 필수적인 요소인 셈이다.

운동은 △혈액공급을 원활하게 해 심장 및 혈관기능을 튼튼하게 만들어주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기분을 좋게 만들며 △체중감량 등으로 적정체중을 유지시키고 △면역시스템을 향상해 몸이 외부균과 싸우는 것을 용이하게 만든다. 또 암 발병 위험을 낮추고, 혈압을 적정수준으로 맞춰주며, 운동신경을 향상시켜 위험대처능력을 높인다.

암을 방지하는 효과는 동물실험을 통해서도 입증된 바 있다. 관건은 ‘체온’이다. 운동하면 당연히 체온이 상승하게 된다. 암세포는 39~40도에서 손상되며 42~45도에서 사멸된다. 신체는 36.5도를 유지해야 하지만 요즘엔 이보다 낮은 체온인 사람이 더 많다.

요즘 체온저하 등 냉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김연수 인제대 식의약생명공학과 교수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과영양화와 운동부족”이라며 “체온의 30~40%가 근육에서 생성되므로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체중일수록 암 발생위험은 상승하며 그 비례관계는 자궁암, 신장암, 유방암 순서로 강하다(표 왼쪽). 운동 후 일정시간이 지나면 체온이 상승했다가 점진적으로 감소하며 이에 따른 면역력(TNF--α) 수치로 비례적으로 후행한다.

김연수 교수는 “체온이 상승하면 면역기능이 상승하고 항암 및 항균효과를 발휘하는 TNF(종양괴사인자)-α도 체온이 올라갈 때 같이 증가한다”며 “정상세포는 43도에서 손상되고 46~47도에서 사멸되지만, 암세포는 39~40도에서 상하고 42~45도에서 죽을 정도로 열에 취약하기 때문에 체온을 높이는 게 암을 예방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체온 상승으로 혈관이 확장되면 항암제 및 방사선 치료효과도 배가된다.

자신의 체력의 50% 강도로 운동하면 체온이 1도 상승한다. 마라톤 등 자신의 최대능력을 발휘하는 운동은 무려 39도까지 체온을 올려 ‘확실한’ 암예방 효과를 보인다. 요즘엔 암환자에 대한 운동요법 처방이 많은 병원에서 이뤄지는 추세다. 운동에 의한 암생존율이 점점 높아짐이 입증되고 있어서다. 

또 과체중인 사람은 비만도가 증가할수록 유방암·전립선암 등에 노출되기 쉽다. 이럴 때 운동을 열심히 하면 암을 예방하고, 암을 겪은 사람은 재발률이 떨어진다. 2005년 미국의사협회학술지(JAMA)에 발표된 ‘운동과 유방암 재발의 상관관계 연구’(Exercise and Breast Cancer Recurrence study)에 따르면 5024명의 유방암 환자를 24년간 추적조사한 결과 과체중 비흡연자의 유방암 재발에 의한 사망률이 정상체중 비흡연자보다 2배 높았다. 특히 이 기간 체중이 7.7㎏ 정도 증가한 사람은 정상체중을 유지한 사람에 비해 유방암 재발률이 1.5배 높았다.

결국 운동은 아름다운 몸매유지는 물론 건강을 위해서도 실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마크 모야드 박사는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실시했을 때 유방암은 20~30%, 대장암 30~50%, 우울증 25~50%, 골다공증 40~50%, 심혈관질환 40~50%, 유산 20~50%, 뇌졸중 30~50%, 당뇨병 30~40% 등으로 발병률을 줄일 수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운동이 ‘스트레스를 날리고 기분을 좋게 만든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대개 ‘성취감’이나 ‘해냈다는 자신감’등 쉽게 생각하지만 하루 20분 실시하는 운동은 아무리 가벼운 수준이라도 우울증까지 예방한다. 운동하는 도중이나 운동 이후 촉진되는 엔도르핀이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행복한 기분에 쌓이도록 만드는 것도 있지만 우리 몸이 기억하는 ‘운동유전자’가 활성화돼서다.

로널드 두맨 예일대 의학부 박사팀이 ‘운동하면 뇌 속에 존재하는 운동 관련 유전자가 활성화돼 우울증 약을 복용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스트레스호르몬(코티졸 아드레날린 등), 우울증, 항우울제 모두에 민감한 대뇌 변연계의 해마에서 유전자 발현의 변화를 측정했다. 이 과정에서 운동관련 유전자 33종을 찾아냈고, 그중 27종은 새롭게 발견된 것이다.

연구팀은 운동은 신경성장인자 반응을 상향 조절해 항우울제 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VGF라는 특정 유전자들이 운동에 의해서 가장 활성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VGF는 에너지유지 및 대사작용과 시냅스의 가소성을 조절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와 비슷한 합성물질을 투여하면 항우울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

또 운동은 우울증을 완화시킬뿐만 아니라 ‘예방’까지 할 수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팀이 신체활동과 우울증의 관계를 연구한 기존 논문 30편을 검토해보니 신체활동은 우울한 기분을 순간적으로 물리칠 뿐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우울증의 위험도까지 낮춘다.
조지 맴멘 토론토대 연구원은 “우울한 감정을 떨치기 위해 운동을 계획하는 사람은 굳이 중·고강도의 운동을 실시할 필요는 없다”며 “모든 운동은 우울증 발병률을 낮출 수 있으므로 각자의 기호에 맞게 운동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뭐든지 과도한 것은 독이라고, 지나친 운동은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2012년 미국의 성인 7600명을 대상으로 운동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결과, 1주일에 2시간 운동을 한 사람들의 55%가 정신건강이 더 좋아졌다고 답한 반면 4시간 이상 운동을 한 사람들의 65%는 정신적으로 더 나빠졌다고 답했다. 또 7.5시간 이상 운동을 한 사람들에게는 우울증, 불안 증세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이 발견됐다. 이같은 현상은 성별, 연령대, 건강 상태를 불문하고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같은 관계에 대해 “어떤 것이 원인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며 “우울해지거나 불안해질 때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신체활동을 늘리는지, 과도한 운동이 정신건강을 악화시키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정확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성연 하늘병원 원장(스포츠의학과 전문의)은 “매일매일 운동해야 건강에 이롭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며 “신체는 하루 운동하고 하루 쉬어야 더욱 성장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격일로 운동하되 유산소운동 및 무산소운동(근력운동)의 균형을 맞추고 한번에 1시간 이내로 하는 게 적당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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