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이 종양억제유전자 등을 변형시켜 폐암 발생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근칠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팀은 미국 브로드연구소와 공동으로 국내 편평상피세포 폐암 환자 104명을 분석한 결과 99명은 20년 안팎으로 담배를 피고 있었으며, 100명에서 주요 종양억제유전자의 변형이 발견됐다고 13일 밝혔다.
문제는 유전자의 변형 및 결합이 시작돼 암이 자라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면 이를 되돌릴 방법이 아직까지 없다는 사실이다. 특히 폐암은 5년 상대생존율이 15% 안팎에 불과해 유전자 변형이 일어날 경우 꼭 맞는 표적치료제가 없다. 이는 금연이 유전자 변형을 막고 폐암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또 흡연자에서 주로 발생하는 편평상피세포 폐암은 유병률에 있어 동양인과 서양인간 인종적 차이가 별로 없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현재 FGFR3 유전자 이상에 대한 연구는 상당 부분 진척된 상태다. 이 때문에 FGFR3·TACC3 결합으로 인한 폐암은 조만간 표적 항암치료제가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로 표적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난치성 폐암을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흡연이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고 폐암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만큼 새해에는 금연이 최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차세대 맞춤의료 유전체사업단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는 임상종양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미국임상종양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