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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로바이러스, 환자 물건으로 감염될 정도로 전염력 강해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1-10 17:27:17
  • 수정 2014-01-13 18: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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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도 이상서 30분 이상 가열해도 ‘죽지 않아’ … 회복 후 최장 2주까지 전염성 유지

노로바이러스는 다른 식중독균과 달리 온도가 떨어지면 생존기간이 연장되며 60도 이상에서 30분 이상 가열해도 살아남을 정도로 강한 바이러스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달 입국한 홍콩·대만 관광객 500명 가운데 16명이 설사 증세를 보여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300명에서 노로바이러스(Norovirus)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혀 주의가 요구된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최근 5년 동안의 겨울철 식중독 발생수는 연 평균 48건(956명)으로 이 중 3분의 1에 달하는 16건이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이었다. 질병관리본부의 ‘2012년 노로바이러스 유행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수인성 질환 및 식품매개질환 중 노로바이러스가 원인균으로 검출된 49건으로 전년 대비 88.5% 증가했다. 이 가운데 37건이 11∼3월에 집중됐다.

올해 첫 노로바이러스 환자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지난달 28일 춘천의 한 식당에서 닭갈비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 겨울도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까닭이다.
 
노로바이러스는 급성 위장염을 일으키는 전염성 바이러스다. 낮은 기온에서도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고 적은 양으로도 증상이 발병하기 쉬우므로 개인 위생관리가 상대적으로 소홀해지는 겨울철에 발생률이 높다. 게다가 노로바이러스는 60도 이상에서 30분 이상 가열해도 죽지 않을 만큼 생존력이 강하다.

감염될 경우 증상은 일반장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평균 24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12~60시간 동안 메스꺼움, 구토, 복통 및 설사 증상이 나타난다. 소아에서는 구토가 흔하고 성인은 설사가 잦다. 두통, 발열, 오한과 근육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일반 장염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토와 두통은 심하지만 고열과 설사 증상은 약한 편이다.
 
심찬섭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노로바이러스는 감염성이 높고 전염성이 회복 후 3일간, 길게는 2주까지 유지될 정도”라며 “감염 뒤 짧게는 하루, 길게는 3일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탈수가 심하면 쇼크가 올 수 있어 만만하게 볼 게 아니다”고 말했다. 심지어 환자의 구토물, 사용한 물건 등에 의해서도 전염되기 쉬워 인파가 많은 곳을 삼가고 양치질·손씻기 등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고 손만 깨끗하게 잘 씻으면 되는 것은 아니다. 주변 환경에도 신경써야 한다. 식품매개질병의 주요원인 중 하나는 의외로 주변 환경에 대한 위생관리 소홀이다. 주방은 매일 식재료를 취급하는 곳이니만큼 위생상태가 철저해야 하지만 실상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장균에 오염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냉장고 안과 행주의 오염도가 화장실 손잡이나 휴지통보다 심각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식중독 유발균들이 주방기구 등에 남아 사람에게 옮겨 질병을 유발하는데 이런 대장균들은 아무리 깨끗이 설거지를 해도 쉽게 제거되지 않고 수일 이상 생존한다.

2003년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10년간 유럽에서 발생한 식품매개질병의 40%가 가정에서 먹는 음식을 통해 발생됐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인 살모넬라균과 캄필로박터균 감염도 80% 이상 가정에서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특히 살모넬라균이나 포도상구균 등 여름철에 잘 번식하는 다른 식중독균과 달리 온도가 떨어지면 생존기간이 더 연장된다. 이 때문에 씻어서 냉장고에 보관한 채소라도 먹기 전에 다시 한번 세척하는 과정을 거치는 게 좋다.
 
이처럼 식중독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대장균은 단순세척으로는 쉽게 제거되지 않고 표면을 통해 전이될 가능성이 커 식재료 취급 후에는 접촉된 부분을 꼭 살균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항균주방세제를 사용하면 주방 표면의 대장균 번식을 현저히 줄여 식품매개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이지현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노로바이러스는 아직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없어 개인적인 위생수칙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가 주로 걸리는 만큼 증상이 나타나면 어린이집 등원을 중단하고 집에서 쉬도록 해 더 이상 전염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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