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변 위치 따라 크기·모양 변환 가능, 제작 비용·시간 절감 … 스텐트 등 제작에 활용 기대
3D프린터 제조회사 프로토텍과 의료기기 개발회사 에이엠티가 공동개발한 내시경캡
조주영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화기병센터 교수팀은 3D프린터로 만든 내시경 수술기구를 실제 수술에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조 교수는 외과팀과 함께 57세 여성 환자의 위점막하종양을 하이브리드노츠(hybrid NOTES) 치료법으로 제거하는 과정에서 3D프린터로 제작한 내시경캡을 사용했다.
하이브리드노츠 치료법은 내시경과 복강경을 함께 사용해 종양을 제거하는 것으로 수술시간이 짧고 수술 후 감염이나 탈장 등 부작용이 적다는 게 장점이다.
조 교수팀이 사용한 내시경캡은 3D프린터 제조회사 프로토텍(ProtoTech)과 의료기기 개발회사 에이엠티(AMT)가 공동개발한 것으로 기존 제품과 달리 환자의 병변 위치에 따라 크기와 모양 등을 바꿀 수 있다. 또 3D프린터로 양 옆이 트여있는 형태로 제작돼 그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식도 병변을 효과적으로 치료한다. 금형제작 등으로 초기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됐던 단점도 개선했다.
3D프린터는 3차원설계도를 바탕으로 플라스틱 가루, 금속성분, 고분자 복합소재 등을 이용해 입체적인 조형물을 제작한다. 3D설계도에 따라 단면을 만든 후 종이보다 얇은 0.01㎜~0.08㎜ 굵기의 층을 1만개 이상 겹겹이 쌓아 조형물을 구성한다. 그동안 자동차, 항공, 우주, 방위산업, 가전제품 등의 분야에서 주로 사용됐으며 최근에는 이식용 디바이스, 보조기, 인공관절 등 의료기기를 제작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조 교수는 “3D프린터로 맞춤 제작된 수술도구를 임상에 적용하면 좋은 성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협착 부위에 삽입하는 스텐트나 다른 도구에도 응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