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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임산부 튼살‧하지정맥류 주의해야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3-12-20 15:46:06
  • 수정 2013-12-24 19: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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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상 나타나기 전에 미리 오일 바르고 레깅스 피해야 … 온욕·종아리근육 펴기도 도움

임신 25주째에 접어든 이 모씨(26)는 요즘 복부가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었다. ‘임신을 하면 살이 틀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에 미리미리 오일을 바르는 등 튼살 발생에 대비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하얗게 튼살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평소 몸매관리에 관심이 많아 임신 후에도 비키니를 입고 싶은 마음을 굴뚝 같지만 먼저 아기를 낳은 큰언니(32)의 말에 걱정이 앞선다. 언니는 “몸매가 아무리 예뻐도 튼살 때문에 아줌마티가 확 난다”며 “비키니 입는 것도 처녀 적처럼 입는 게 아니라 꼭 랩스커트로 배를 가려야 된다”고 이야기해줬기 때문이다.

튼살은 체내 부신피질호르몬이 급작스럽게 증가해 콜라겐·엘라스틴 섬유를 손상시켜 발생한다. 튼살은 ‘팽창선조’로도 불리는데, 피부가 과도하게 늘어나게 되면서 콜라겐 섬유들 사이의 결합의 일부가 파괴되면서 나타난다. 급격히 살이 찌거나, 임신·출산 과정에 놓였거나, 사춘기에 키가 훌쩍 커버린 경우 등 피부가 갑자기 늘어날 때 생긴다. 처음엔 붉은색을 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하얗게 변한다. 의학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외관상 보기 좋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임산부의 체중은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 ㎏/㎡) 18.5~24.9 기준으로 11~16㎏ 늘어나는 게 정상이다. 특히 복부 둘레가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튼살은 하나의 ‘훈장’처럼 따라오게 된다.

이렇다보니 특히 복부와 가슴부위에 튼살이 강하게 나타난다. 임신 중에는 복부 및 가슴둘레가 커져 체표면적이 넓어지고 피부도 얇아진다. 겨울철은 건조한 공기, 수분부족, 찬바람 등으로 인해 피부에 손상을 입기 쉬워 튼살관리에 더욱 주력해야 할 계절이다.

백수진 호산여성병원 원장은 “한번 생긴 튼살은 잘 없어지지 않는다”며 “초기에 붉은 빛을 보이는 튼살은 그나마 관리하는 게 더 쉬워 이 때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매일매일 같은 시간에 튼살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고 마사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피부재생 효과가 있는 팩을 꾸준히 실시해 콜라겐재생을 유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튼살크림이나 오일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꾸준히 발라주는 게 좋다. 언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이때부터 발라야 한다’고 정해진 것은 없다. 다만 건조한 부위나 당기는 부위를 중점적으로 발라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튼살은 오래될수록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이다.

백 원장은 “튼살은 운동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며 “태아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경우 1주일에 3~4회 정도 실내에서 걷기, 체조 등 가벼운 운동을 빠뜨리지 않고 실시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운동 전후 충분한 수분섭취는 필수다.

임산부 중에는 간혹 살이 찐다고 레깅스 등 몸에 꼭 달라붙는 속옷과 의상으로 보디라인을 커버하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몸에 꽉 끼는 옷은 피부 속 산소공급을 방해하며,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못하게 만들어 살을 붓게 만든다. 이는 피부의 표면적을 넓혀 튼살의 원인이 될 수 있어 튼살을 예방하고 싶다면 지나치게 꽉 끼는 옷은 피해야 한다.
백 원장은 “튼살은 안타깝게도 100% 없앨 방법이 아직까지 없는 상황이므로 예방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꽉 끼는 옷은 임산부에게 튼살뿐만 아니라 하지정맥류를 유발할 수 있어 웬만하면 삼가는 게 좋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쪽 정맥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하지정맥류가 생기면 정맥이 늘어나 피부 밖으로 울퉁불퉁하게 돌출된다. 정맥혈관 내에는 혈액의 흐름을 항상 심장 쪽으로 일정하게 흐르도록 유지하도록 하는 판막(Valve)이 있는데, 하지정맥류가 발생하면 정맥벽이 약해지고 판막이 손상되면서 혈액이 역류하게 된다.

이 질환이 나타나면 항상 다리가 무겁고 쉽게 피곤함을 느끼며, 저리는 듯한 통증까지 생긴다. 피부에는 실핏줄이 도드라지고 피부색이 검게 변하기도 한다. 이를 방치해 증상이 악화되면 혈관이 튀어나오고 궤양이 생길 수 있어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임산부에게 하지정맥류가 흔한 이유는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다. 임신하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늘어나 혈관벽을 느슨하게 만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 임신과 함께 혈액량이 증가하고 자궁이 눌려 혈류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백수진 원장은 “임신 후 임산부들에게 하지정맥류가 나타난 경우 정맥 내 판막에 이상이 없다면 대개 출산 후 호전된다”며 “다만 판막이 섬유화 등으로 손상받았다면 출산 후에도 정맥혈이 역류돼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임신 중 과도하게 살이 찌는 것도 하지정맥류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규칙적인 식사와 가벼운 운동을 전문가와 상의한 뒤 꾸준히 시행하는 습관을 들인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 여성에게 인기있는 패션 아이템은 종아리를 조이는 부츠나 고탄력 레깅스다. 하지만 이런 의상은 임산부에게 독이다. 오랫동안 착용하면 혈액순환이 저하되고 하지정맥류가 유발·악화될 수 있다.

백수진 원장은 “겨울철에는 따뜻하고 편한 레깅스를 많이 찾는데 이 때 두꺼운 레깅스는 임산부의 복부와 다리를 압박하므로 피해야 한다”며 “요즘엔 보온성뿐만 아니라 임산부의 몸을 고려한 임부용 레깅스도 나왔으니 임부용 레깅스를 신어 허리조임은 막되 배까지 포근히 감싸는디자인을 고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목을 위 아래로 움직여주는 스트레칭을 습관화하면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임산부는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온도변화에 민감해지므로, 온도변화를 가능한 한 적게 느끼도록 겨울철 보온에 신경쓰는 게 1순위다. 체온유지는 튼살과 하지정맥류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실내에서도 양말 신기, 내복 등 가벼운 옷 여러겹 입기 등을 생활화하며 장시간 외출은 가급적 삼간다. 넘어지거나 배를 부딪쳤을 경우 태반조기박리 등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병원에서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백 원장은 “피치 못할 외출 시 귀가한 뒤에는 체온보다 약간 높은 38~40도 정도의 물에 발을 담그고 발바닥과 종아리를 가볍게 주물러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해야 한다”며 “족욕과 안마는 다리의 부기와 피로 회복에 큰 도움이 되는데, 지나치게 뜨거운 물로 목욕하거나 찜질하는 것은 자궁과 태아에 좋지 않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담요는 전자파를 차단하는 제품에 한해서 이용하며, 실내에서 온풍기를 사용할 때에는 자주 환기시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도록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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