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장질환 환자에게 비칼슘 기반 인산염결합제(non-calcium based phosphate binder, 성분명 세벨라머탄산염·세벨라머염산염·탄산란탄 등)를 투여하면 칼슘 기반 인산염결합제(calcium based phosphate binder, 성분명 탄산칼슘·아세트산칼슘 등)보다 총 사망률(all-cause mortality) 위험을 더 많이 낮추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산염결합제는 혈청 인 수치(serum phosphorus)를 감소시키고 고인산혈증을 예방한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7월 19일 란셋(Lancet)지에 발표된 메타분석으로 지난달 열린 미국신장학회(ASN,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에서 다시 한번 발표돼 향후 신장투석환자 치료에 대한 KDIGO(Kidney Disease, Improving Global Outcomes) 가이드라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는 18일 소개했다. 이번 연구논문의 저자인 소피 자말 토론토대병원 교수는 “연구 결과 비칼슘 기반 치료제를 투여 받은 환자에서 사망률이 22% 감소했으며, 칼슘 기반 인산염결합제(칼슘보충제)를 투여받지 않은 환자의 경우 관상동맥석회화(coronary artery calcification) 현상이 더 적었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1차 결과인 총 사망률을 평가하기 위해 4600명 이상의 만성신장질환 환자가 포함된 11개의 무작위배정, 대조 임상시험을 고찰했다. 2차 결과인 심혈관 사건 및 혈관 석회화에 대한 평가 대상 연구는 총 18개였다. 김근호 한양대병원 교수는 “투석환자의 고인산염혈증치료제로서 세벨라머 등 비칼슘 기반 인결합제의 중요성이 국제적으로 다시 강조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이에 대해 많은 고찰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노피의 비칼슘 기반 인산염결합제인 ‘렌벨라’(성분명 세벨라머탄산염, sevelamer carbonate)는 신장투석을 받고 있는 만성신장질환(CKD, Chronic kidney disease) 환자의 혈청 인 조절제이다. 렌벨라는 칼슘·중금속을 함유하고 있지 않고 혈중으로 흡수되지 않으며, 1년 동안의 임상시험 결과 세벨라머가 축적된다는 근거는 없었다. 또 한 연구에서 기존 세벨라머염산염 치료제와 비교해 혈청 인 조절효과는 동등하면서 위장장애 등의 부작용이 적고, 혈청 중탄산염 수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앞으로 만성신장질환 환자의 치료 효과와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제와 산제 등 2가지 제형으로 출시돼 있다.
전세계적으로 만성신장질환은 30세 이상에서 약 7.2%, 64세 이상에서 23.4~35.8%의 인구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만성신장질환은 총 5단계로 분류되며 말기인 5단계 환자는 이식을 하지 않는 한 평생 2~3일에 1회 신장투석센터를 방문하여 투석을 받아야 한다. 미국의 경우 만성신장질환 환자가 전체 성인 인구의 11%를 차지하고, 이 중 35만5000명이 투석을 필요로 하는 환자이다. 국내서도 환자가 증가해 2009년 대한신장학회 등록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투석을 요하는 만성신장질환 환자가 4만6818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고인산혈증은 신장의 기능이 떨어질 때 동반되는 합병증이다. 고인산혈증은 섬유아세포증식인자 23번 유전자(Fibroblast growth factor 23, FGF-23)를 통해 활성형 비타민D를 감소시키고 부갑상선을 항진시켜 다양한 형태의 요독성 골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혈중 인 농도가 높으면 칼슘과 결합해 칼슘-인 결합체가 심장판막, 대동맥, 관상동맥 등에 침착돼 심혈관계질환 사망과 밀접한 연관을 지니게 된다. 고인산혈증을 조절하기 위해서 인산 제한 식이요법, 투석, 혈중 인 조절 약물(인산 결합제) 복용 등 3가지 치료가 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인산제한 식이요법만으로 인을 조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투석을 받아도 다량의 인이 세포내액에 존재하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에게 인 조절 약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