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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혁 인제대 교수, “줄기세포치료는 세계적 추세, 규제 완화돼야”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3-12-16 19:17:22
  • 수정 2013-12-18 15: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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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우석 사태 이후 정부 소극적 자세, 편협한 생각도 문제 … 연구활성화 및 적용범위 확대 필요

홍기혁 대한줄기세포조직재생학회장

“전세계적 흐름을 읽지 못하는 정부의 과도한 규제 탓에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국내 줄기세포 기술력이 선진국은 물론 후발주자들에게도 뒤쳐지고 있습니다.”

홍기혁 대한줄기세포조직재생학회장(인제대 상계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은 16일 건국대병원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난치성 질환에 대한 획기적 치료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줄기세포 분야의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관련 규제를 완화해 연구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1년 기준 국내 줄기세포치료제 연구논문은 세계 7위, 특허는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비 규모나 인력 면에서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게다가 스페인, 중국, 멕시코 등 후발주자들도 임상연구 및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행법상 미용, 무릎연골재생, 심근경색, 당뇨병성 괴사(당뇨발) 등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줄기세포 치료를 시행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한정돼 실제 임상에서는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홍 회장은 “무릎관절염의 경우 환자의 대부분이 50~60대 이상 고령층인데, 현행법은 50대 이하인 환자에게만 줄기세포 치료를 허용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개원가에서는 암암리에 고가의 비용으로 줄기세포 치료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전남 광주에 위치한 A의원 김모 씨(46)는 관절염환자에게 자가혈혈소판풍부혈장(PRP) 시술비를 받았다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과다본인부담금 환수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줄기세포 치료가 불법적으로 시술되는 상황에 대해 홍 회장은 정부의 지나친 규제로 인한 역효과라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홍 회장을 비롯한 학회원들은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요청했지만 완벽한 임상연구 결과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번번히 거부당했다. 학회 측은 2006년 황우석 사태 이후 정부가 줄기세포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홍 회장은 “제대로 된 임상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활발한 연구가 이뤄져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아예 불법으로 규정돼 있어 연구 자체가 힘든 상황”이라며 “개인병원에서는 탈모나 피부노화 환자를 대상으로 줄기세포 치료가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줄기세포 치료를 합법화하고 관련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대학병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병원에서는 정부의 허가를 받은 시술만 시행하기 때문에 줄기세포 치료는 활용하지 않고 있다”며 “영세한 개인병원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학병원이 줄기세포 분야의 연구 및 상용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지식과 다른 것은 논의 자체를 꺼리는 일부 의사들의 편협한 사고방식도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의료의 문제점 중 하나는 자기가 써보지 않은 기술은 인정 자체를 하지 않으려는 것”이라며 “서로간의 연구결과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회는 앞으로 보건당국과 꾸준히 협의함으로써 줄기세포 치료와 연구를 합벅적으로 할 수 있는 요건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홍 회장은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난치성 질환 등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는 허용될 수밖에 없다”며 “시대흐름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줄기세포 치료를 합법화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미용·피부성형 △신약 △내과·외과 및 치료 △정형외과의 네 개의 주제로 진행됐으며, 300명 이상의 참석자 몰려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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