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망막혈관폐쇄’를 앓는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망막학회는 2008~2012년 전국 5개 병원 망막센터에서 망막혈관폐쇄로 진단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환자 수는 5년간 2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이 질환은 망막의 혈관이 막혀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황반변성,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등과 함께 실명을 일으키는 주요 망막 질환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08~2012년 망막혈관폐쇄 환자는 42% 증가해 고혈압(19%)이나 당뇨병(26%) 등 주요 원인 질환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뇌경색보다 환자수가 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망막학회 조사 결과 같은 기간 연령별 환자 증가율은 30대가 55.9%로 가장 높았으며 80대 이상이 44.1%, 50대 35.1%, 70대가 27.3%로 뒤를 이었다. 환자 수 자체는 많지 않지만 30대와 80대 이상에서 증가율이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허걸 한국망막학회장(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교수)은 “망막은 사진기의 필름과 같은 역할을 하는 신경조직으로 한 번 손상되면 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예민하다”며 “최근 급증하고 있는 망막혈관폐쇄는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주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눈 앞이 수명이 다 된 형광등처럼 깜빡깜빡거린다면 망막 전문의에게 상담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망막혈관폐쇄를 앓는 남성 환자는 2008년 551명에서 2012년 572명으로 5년새 3.8% 증가했다. 여성 환자는 2008년 439명에서 2012년 683명으로 발병률이 55.6%나 높아졌다.
질환의 원인이 되는 고혈압, 당뇨병 등 위험인자가 있는 중증 환자는 5년간 54.2% 증가했다. 특히 80대 이상 중증 환자는 5년새 5.2배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김중곤 한국망막학회 홍보이사(울산대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여성 환자, 고혈압 환자, 당뇨병 환자 등은 망막정맥폐쇄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며 “전문의 진단에 따라 눈 속 약물주사나 레이저 등으로 적절히 치료받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녹내장 등이 있는 환자는 기저질환을 잘 관리해야 망막혈관폐쇄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흡연도 질환을 유발하는 주요인이기 때문에 금연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