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8~2012년까지 ‘턱관절장애’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진료인원은 2008년 20만4995명에서 2012년 29만2363명으로 늘어 최근 5년간 연평균 9.3%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증가율은 남성 9.3%, 여성 9.2%로 유사한 추이를 보였다.
25일 공단에 따르면 이 질환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2년 기준 전체진료비 가운데 외래진료비가 172억(84.5%), 약국약제비 28억(14.1%), 입원진료비 2억7000만원(1.4%)으로 분석됐으며, 최근 5년간 전체 진료비는 50.4%(2008년 135억, 2012년 203억) 증가했다.
대부분 관절구조·근육 문제 등 복합적 요인으로 발병 … MRI·임상검사로 진단
턱관절장애는 크게 관절원판(디스크)과 관절을 이루는 뼈 등 관절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와 저작근을 포함한 주위 근육에 문제가 있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대개 두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진단은 의사의 진찰과 임상검사, 영상진단 등을 통해 이뤄진다. 의사는 환자가 호소하는 주된 통증 정도, 부위, 시기 등을 파악한다.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는 관절음, 개구장애(開口障碍) 등 기능적 이상 여부도 고려한다.
영상진단의 경우 관절음이 자주 들리기 전까지는 일반 방사선 사진 상으로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관절 원판(디스크)의 병적 소견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때때로 자기공명영상(MRI)이 추천된다.
김문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치과 교수는 “특정 병명을 사용하지 않고 ‘장애’란 표현을 쓰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질환은 어떤 특정 원인에 의해 단독 질병이 발현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여러 원인에 의해 턱관절 및 근육을 포함한 주위 조직에 이상이 생기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측할 뿐”이라고 말했다.
턱관절장애, 여성이 남성보다 50% 더 많이 발병
2012년 기준 총 진료인원은 남성 11만5613명, 여성 17만6750명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1.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세분화하여 분석한 결과 여성은 인구 10만명당 716명, 남성은 인구 10만 명당 463명으로 인구 수를 고려해도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많았다.
2012년 기준 건강보험 적용인구 10만명 당 진료인원은 589명이며, 연령별로는 20대 1197명, 10대 915명, 30대 617명, 70대 444명, 60대 440명, 40대 438명 순으로 나타나 젊은 연령층의 진료가 많았다. 연령대별 남녀 성별 차이는 30대 1.8배(남성 440명, 여성 803명), 40대 1.7배(남성 324명, 여성 557명), 20대 1.7배(남성 911명, 여성 1512명) 순으로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았다.
세계 여러 국가의 역학조사에서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턱관절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오고 있다. 실제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도 여성이 더 많다. 과거에는 발병 요인을 사회적·정신적 측면에서 찾으려 했으나 최근에는 여성호르몬 등 생물학적 영역에서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추세다.
10대에도 높은 발병률 보여 방학기간 7~8월, 12월에 10대 진료인원 증가
최근 5년간 턱관절장애로 병원을 찾은 진료환자를 월별 분석한 결과 7~8월과 12월에 진료인원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질환의 계절적 특성이라기보다는 10대 청소년들이 학기 중보다 방학을 이용해 병원에 내원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연령별 계절추이를 살펴보면 다른 연령층과는 달리 10대 연령대에서 여름과 겨울에 주기적으로 진료인원이 증가했다.
김 교수는 “청소년기는 아래턱뼈 성장이 어느 정도 완성돼 가는 시기이고, 스트레스와 예민한 감수성 등 여러 정신적 요인 등으로 턱관절장애가 생겨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턱을 오래 괴거나, 긴장할 때 이를 악무는 등 턱관절에 악영향을 주는 습관을 갖지 않도록 지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의 다양한 연구에서도 유년기에 비해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턱관절 증상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며 “하지만 이는 10대 청소년기에 처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일 뿐, 이후 다시 질환 유병률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여길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학자들은 턱관절장애가 자기 제한(self-limiting) 질병 양상을 보여 대부분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없어진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다만 모든 경우에 증상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고 일부 점차 악화되는 경우가 있기에 반드시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