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녹십자와 공동개발한 ‘재조합 탄저백신’의 탄저방어항원 제조법이 미국 기술특허로 등록됐다고 6일 밝혔다. 이 제조법은 양 기관이 2002년부터 개발 중인 탄저백신의 주성분 ‘탄저방어항원’을 제조 및 고순도로 정제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탄저병은 탄저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사람·가축 공통질환으로 탄저포자를 흡입하거나(호흡기탄저), 감염된 동물이나 그 동물의 부산물에 피부가 노출되거나(피부탄저), 오염된 고기를 먹었을 때(위장관탄저) 발생한다.
피부탄저는 항생제를 투여해 쉽게 치료할 수 있으나, 호흡기탄저는 조기치료하지 않으면 치사율이 90%에 달할 정도로 위험하다.
탄저(炭疽, anthrax)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석탄이며, 이 병에 걸리면 피부에 물집이 생기고 검은 딱지가 앉기 때문에 이같은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추측된다.
탄저균에 노출되면 발병을 억제하기 위해 시플로프록사신 등 항생제를 60일 이상 장기투여해야 한다. 또 이 세균은 테러나 실제 전투상황에서 악용될 가능성이 높아 국가 차원의 대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번에 특허 등록된 탄저백신은 유전자 재조합백신으로 탄저균의 중요한 백신성분인 방어항원(Protective Antigen)을 주성분으로 한다. 비병원성 균주인 ‘바실러스 브레비스(bacillus brevis)’를 사용해 안전성을 향상시켰으며, 대량생산이 용이해 경제성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제조 조건에 따라 성분에 차이가 나고 통증 등 부작용이 종종 나타났던 기존 백신의 단점을 개선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이번 특허 등록으로 국내 백신개발 역량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임상시험 후 제품승인이 완료되면 2015년부터 탄저백신을 생산 및 비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질병관리본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은 1997년부터 탄저균 방어항원을 이용한 탄저백신 개발을 연구해왔다. 1998년에는 방어항원 생산균주를 자체 개발해 방어항원의 분리·정제법을 확립했으며, 동물실험을 통해 면역효능을 입증했다. 2002년에는 녹십자와 함께 백신 성분의 대량생산 공정을 확립했으며, 2009년 6월 임상 1상시험을 완료했다. 2012년 7월에는 임상 2-1상을 시험을 완료했으며, 올 하반기에 2-2상을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