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부반응 및 신장손상 없어, 항고혈압제제 복용량 감소 … 약물순응도·편의성 향상
하종원(왼쪽부터)·민상일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와 강희경 소아청소년과 교수팀
면역억제제를 하루 1회만 복용해도 2회 복용할 때와 비슷한 면역억제 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공복 시 약을 여러번 먹어야 했던 소아 신장이식 환자의 불편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하종원·민상일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와 강희경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은 소아 신장이식 환자가 타크로리무스(면역억제제)의 하루 1회 복용하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최초로 입증했다고 30일 밝혔다.
신장이식은 혈액 및 복막투석보다 삶의 질과 생존율을 향상시켜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이식 후 거부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평생 동안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 제제는 반드시 공복에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의사의 지시를 따르기가 어렵고 청소년기 환자에게는 학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이식받은 신장이 관리 부주의로 손상될 때가 많아 약물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가 계속 이뤄져왔다.
하종원 교수팀은 신장이식 후 1년 이상 지난 5~15세 소아환자 34명을 대상으로 7일간 하루 2회씩 타크로리무스를 복용케 했다. 이후 복용량을 하루 1회로 조정하면서 6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복용량 조절 후 급성 거부반응이나 신장 손상 등은 나타나지 않았다. 사구체여과율도 하루 2회 복용 시 77.8±27.9㎖/min, 1회 복용 시 79.6±27.0㎖/min로 큰 변화는 없었다.
이와 함께 소아 환자의 항고혈압제제 복용량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로리무스 2회 복용 시 하루에 0.65±0.8개이던 혈압약 복용량은 1회 복용했을 때 0.5±0.7개로 감소했다.
공복 시 혈당의 경우 2회 복용 시 평균 93.6±7.8㎎/㎗였으나 1회 복용 시 90.7±7.9㎎/㎗로 감소했다.
이식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는 심혈관계 질환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면역억제제 복용 횟수를 줄이면 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루 1회 복용으로 전환 후 면역억제제의 약물순응도와 환자의 편의성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하루 2회 복용할 때에는 환자의 70% 이상이 ‘면역억제제 복용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하루 1회 복용으로 전환한 후에는 63.6%가 ‘면역억제제 복용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공복 시간을 지켜야 하는 타크로리무스를 하루 2회 복용하는 경우 이식환자의 생활에 많은 제약이 따르고 약물순응도가 떨어진다”며 “면역억제제를 하루에 한 번만 복용한다면 특히 또래와의 관계, 심리적 요인 등으로 약물순응도가 떨어지기 쉬운 소아나 청소년기 환자에게 크게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식 분야 최고 권위지인 미국이식학회지(American Journal of Transplantaiton) 2013년 8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