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파린 대비 뇌졸중전신색전증 발생률 21% 감소 … 출혈위험 31%, 사망률 11% 낮아
한국BMS제약과 한국화이자제약의 차세대 항응고제 ‘엘리퀴스정’
한국BMS제약과 한국화이자제약은 차세대 항응고제 ‘엘리퀴스정(성분명 아픽사반, Apixaban)’을 7월부터 국내 출시한다고 5일 밝혔다. 엘리퀴스는 경구용 Xa인자(factor Xa) 억제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판막성 심방세동환자의 뇌졸중 및 전신 색전증 위험을 감소하는 용도로 지난 1월 8일에는 2.5㎎ , 2월 27일에는 5㎎이 각각 승인받았다.
이 제제의 주성분인 아픽사반은 주된 혈액응고 단백질인 Xa인자의 활성부위에 직접 결합함으로써 프로트롬빈(prothrombin)이 트롬빈(thrombin)으로 전환되는 것을 막아 다양한 병리적 상황에서 항응고 및 항혈전 효과를 나타낸다.또 신장 배설률이 27%로 비교적 낮아 대부분 신장기능 장애 환자가 용량을 조절할 필요없이 간편하게 투여할 수 있다. 심방세동 환자는 상대적으로 신기능이 감소하는 고령층이 많기 때문에 연령 및 신장기능 장애에 대한 우려 없이 효능을 보일 수 있는 약물을 선택해야 한다. 엘리퀴스는 이를 모두 만족하는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두 회사는 5일 서울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군을 대상으로 실시된 최대 규모의 임상시험인 ARISTOTLE와 AVERROES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40개국 심장세동 환자 1만8201명을 무작위 추출해 실시된 ARISTOTLE 연구에서 엘리퀴스는 와파린 대비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발생 위험은 21%, 주요 출혈 위험은 31%, 사망률은 11% 감소시켜 우월성을 입증했다. 또 와파린 대비 치명적·장애성 뇌졸중 위험은 29%, 출혈성 뇌졸중은 49%, 두개 내 출혈위험은 5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따. 출혈 관련 이상반응으로 치료가 중단된 경우는 엘리퀴스가 1.7%, 와파린이 2.5%로 비슷했다.
와파린 치료에 부적합성을 보이거나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심장세동 환자 5598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AVERROES 연구에서는 아스피린 투약군 대비 유사한 출혈 위험도를 나타냈으며,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위험은 55% 감소시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주요 출혈의 발생률은 엘리퀴스가 1.4%, 아스피린은 1.2%를 기록해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치료를 마친 환자를 대상으로 출혈 발생률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엘리퀴스는 1.4%, 아스피린은 0.9%로 거의 비슷했다. 특히 이 연구는 만족스러운 안전성 프로파일과 뇌졸중·전신색전증의 뚜렷한 감소를 토대로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ata Monitoring Committee) 권고에 따라 조기 중단됐다.
현재까지 와파린 치료가 가능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통틀어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위험을 감소시킨 약제는 엘리퀴스가 유일하다.
뇌졸중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프랑스 비샤병원의 피에르 아마렌코(Pierre Amarenco) 교수는 “엘리퀴스는 심방세동 환자가 항응고제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하는 3가지 예후인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주요 출혈, 사망률 등에서 와파린 대비 우월한 효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심혈관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토머스제퍼슨 의대 마이클 D. 에제코위츠(Michael D. Ezekowitz) 교수는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위험을 감소하기 위한 치료 트렌드는 안정적인 효과와 출혈위험 감소를 함께 고려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폭넓은 효과, 출혈위험 감소, 복용 편의성 등을 갖춘 엘리퀴스는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와파린 치료는 연령이나 신장기능 장애 등 환자의 개인적 요인과 약물·음식 등 환경적 요인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었고, 약물 농도를 유지하기 어려워 잦은 INR(혈액의 항응고정도를 나타내는 국제정상화비율, 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모니터링이 필요했다. 반면 엘리퀴스는 음식물과의 상호작용이 적어 식사를 하는 데 제한이 없으며, 별도의 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이 제제는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위험을 감소하는 용도로 5㎎을 식전이나 식후 상관없이 1일 2회 경구 투여하면 된다. 이같은 복용 편리성은 복약 순응도를 개선함으로써 잠재적으로 더 나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이 80세 이상, 체중 60㎏ 이하, 혈청 크레아티닌 1.5㎎/㎗ 이상 중 최소 두 가지 이상에 해당되는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는 2.5mg을 1일 2회 경구 투여하는 게 좋다.
이대희 한국BMS 메디컬 상무는 “엘리퀴스는 투약을 건너뛰면 약효가 떨어지기 때문에 투약시기를 놓친 경우 바로 약을 복용하고, 이후 1일 2회를 지속하면 된다”며 “큰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2일 전, 작은 수술은 1일 전에 복용을 중단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관절 또는 슬관절 치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정맥혈전색전증을 예방하기 위해 약 3개월간, 비판만석 심방세동 환자는 거의 평생동안 이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엘리퀴스는 지난 5월 1일부터 국내 보험급여가 적용되며, 2.5㎎와 5㎎ 모두 정당 1875원에 판매된다. 2012년 11월 유럽연합(EU), 12월에는 캐나다·일본·미국에서 승인받았다.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AF)은 가장 흔한 부정맥질환으로 판막성과 비판막성으로 구분된다. 류마티스성 승모판 질환, 인공심장 판막, 승모판막 성형 등에 기인하지 않는 비판막성이 대부분이다. 심방세동 환자는 심계항진, 흉통, 호흡곤란, 피로, 어지러움, 실신 등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환자의 10~40%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인 심전도(ECG) 검사로 발견되거나 뇌졸중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까지 진단되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