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내 의약품시장 규모는 전세계적 경기침체와 보험약가 일괄인하 정책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약사들의 적극적인 신약개발 및 해외시장 진출에 힘입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동아제약은 작년 6709억원 가량의 의약품을 생산해 국내 제약사 중 생산실적 1위를 기록했으며,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이 그 뒤를 이은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2년 국내 의약품 시장규모는 2011년 19조1646억원보다 0.3% 증가한 약 19조2266억원이라고 3일 밝혔다. 작년 국내 의약품 생산실적의 특징으로는 △원료의약품 생산 급증 △무역수지 적자 △항생물질제제 생산실적 1위 △생산실적 상위 30개사, 57% 점유 △국내 신약 및 개량신약 지속 성장 등을 들 수 있다.
작년 국내 의약품 생산실적은 총 15조7140억원으로 이는 전년(15조5968억원) 대비 0.8% 증가한 수치다. 특히 원료의약품 생산은 1조9640억원으로 전년(1조4874억원)보다 32.0%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약가인하 정책 등으로 내수시장이 불안해지고 수출 증대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이 일본, 베트남, 중국 등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한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완제의약품 생산은 13조7500억원으로 전년(14조1094억원) 대비 2.5% 감소했다. 이 중 전문의약품은 11조4526원으로 총 생산금액의 83.3%를, 일반의약품은 2조2974억원으로 16.7%를 차지했다. 전문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9년 80%를 초과한 이후 매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12년 원료의약품은 10억8000만달러, 완제의약품은 9억9000만달러 수출돼 총 20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수출실적은 전년보다 약 17%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수출증가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항암제, 간염치료제, 백신류 등의 수입실적(51억9000만달러)이 감소하지 않아 무역수지는 31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약효군별 국내 생산실적은 항생물질제제가 1조1177억원으로 전년(1조1892억원) 대비 6.0% 감소했음에도 1위를 유지했다. 2위는 혈압강하제(1조210억원), 3위는 해열·진통·소염제(8718억원), 4위는 동맥경화용제(7889억원), 5위는 소화성궤양용제(7649억원)였다.
수입의약품의 경우 항악성종양제(3억6400만달러), 백신류(2억4300만달러), 혈압강하제(2억3900만달러), 동맥경화용제(1억7800만달러), 당뇨병용제(1억4300만달러) 순으로 수입실적이 많았다. 특히 항악성종양제의 수입실적은 전체 12.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 완제의약품 중 생산실적 상위 품목은 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의 ‘퀸박셈주’(1834억원), 동아ST의 ‘스티렌정’(923억원), 대웅제약의 ‘알비스정’(860억원), 녹십자의 ‘녹십자-알부민주20%’(800억원), 한독의 ‘플라빅스정75㎎’(715억원) 순이었다. 상위 30위까지 대부분이 전문의약품인 가운데 일반의약품에서는 동화약품의 ‘까스활명수큐액’(560억원)이 동국제약의 ‘인사돌정’에 이어 두번째로 상위 10개 품목에 진입했다.
생산실적(원료·완제) 상위 3개 업체는 동아제약(6709억원)·한미약품(5752억원)·대웅제약(5711억원) 순이었다. 1위는 작년과 같으며 한미약품이 3위에서 2위로 상승했다.
상위 10개 업체 중 생산실적이 증가한 업체는 5개이며, 상위 30개 업체가 2012년 의약품 생산실적의 57.1%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39개 업체가 1000억원 이상 실적을 올려 생산실적의 63.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형 제약업체 중심의 생산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5월에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정’의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같은 성분 제네릭의약품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발기부전치료제 제네릭의약품의 생산실적은 총 964억원이었으며, 이 중 한미약품의 ‘팔팔정 50·100㎎’과 ‘팔팔츄정 25·50㎎’ 등 4품목이 535억원을 기록해 시장의 55%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화이자제약의 오리지널 의약품 비아그라정 수입실적은 980만달러(110억8000만원)로 2011년 1760만달러보다 44.1% 감소했다.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 14품목의 생산실적은 856억원으로 2011년(12품목 823억원)보다 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종근당의 ‘캄토벨주’와 일양약품의 ‘놀텍정’은 생산실적이 전년 대비 각각 194%, 301% 늘었다. 보령제약의 ‘카나브정’이 253억원으로 가장 많은 생산실적을 올렸으며 동아제약의 ‘자이데나정(183억원)’, 부광약품의 ‘레보비르캡슐(61억원)’, JW중외제약의 ‘큐록신정(54억원)’·‘제피드정(5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개량신약 17개 품목의 생산실적은 1282억원으로 2011년(12품목 1012억원)보다 26.7% 증가했다. 이 중 한미약품의 ‘아모잘탄정5/50㎎(370억원)’과 ‘아모잘탄정5/100㎎(317억원)은 전체 생산금액의 54%를 차지해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약품 수출이 국내 제약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은 만큼 핵심 전문인력 양성, 생산시설 선진화, 신기술·의약품 허가절차 개선 등과 관련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