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 심장판막에 이상이 생겼을 때 좌·우측을 함께 수술하면 ‘삼첨판막 역류증’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환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지난 5월 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승모판막학회(Mitral Conclave 2013)’에서 좌측 심장판막수술 시 3차원링을 이용해 우측을 함께 수술하는 ‘삼첨판막륜 성형술’을 실시한 결과, 삼첨판막 역류증의 발생률이 14%에서 1.1%로 크게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삼첨판막 역류증은 삼첨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심장수축 시 우심실에서 우심방으로 피가 대량 역류하는 질환이다.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호흡곤란, 심박출량 감소, 울혈성 심부전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
좌측 심장에 있는 대동맥판막이나 승모판막에 이상이 생겨 수술하게 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측 심장에 있는 삼첨판막이 늘어나 삼첨판막 역류증이 나타날 때가 많다. 이런 경우 환자의 예후가 나빠져 재수술이 불가피하게 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 교수팀이 2004~2012년 좌측 심장판막 수술시 MC3 3차원링을 이용해 우측 심장의 삼첨판막을 함께 수술한(삼첨판막륜 성형술) 환자 174명을 8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단 두명(1.1%)에서만 삼첨판막 역류증이 발생했으며, 수술 전 48±15㎜Hg에 달했던 폐동맥수축기혈압이 33±8㎜Hg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연구자료에 따르면 좌측 심장판막만 수술한 환자 208명의 경우 30명(14%)에서 중증 삼첨판막 역류증이 발생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좌측 심장판막수술 시 삼첨판막륜 성형술로 우측을 함께 수술하면 삼첨판막 역류증의 발생률이 큰 폭으로 줄어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삼첨판막륜 성형술은 삼첨판막 주위에 MC3 3차원링을 둘러 잘 늘어난다고 알려진 판막 부위를 붙잡아 줌으로써 삼천판막 역류증을 예방한다. MC3 3차원링은 삼첨판막 고유의 해부학적 형태를 유지하면서 판막륜이 늘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2000년대 초에 개발된 인공소재다.
김 교수는 “MC3 3차원링을 이용한 삼첨판막륜 성형술은 소요시간이 15분 내외에 불과하고, 추후 판막역류의 발생률을 큰 폭으로 낮춰 재수술이나 사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며 “판막 주변 조직의 손상을 염려하는 많은 흉부외과 의사들의 걱정을 덜고, 심장판막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분야에서 국내 최다 수술건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관련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학회에서는 직접 삼첨판막륜 성형술을 시행하는 과정을 촬영한 비디오를 발표해 세계 각국 흉부외과 의사들의 관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