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내 비타민D 높은 군 낮은 군보다 폐활량 51㎖ 많아 … 결핵병력자는 229㎖ 차이
최창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타민D가 폐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타민D는 칼슘이 흡수되는 것을 도와 건강한 뼈·근육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영양소로 알려져 있으며, 대사증후군·심혈관질환·암·호흡기질환과의 관련성도 보고되고 있다.
최창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2008~2010년 한국 국민영양조사자료를 토대로 19세 이상 1만96명을 조사한 결과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폐기능이 유의하게 높았으며, 특히 결핵을 앓았던 경우 비타민D와 폐기능의 관련성이 더욱 분명히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를 5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아시아 최초로 비타민D와 폐기능간 연관성을 입증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체내 비타민D 표지자인 ‘혈청 25 하이드록시 비타민D’ 수치가 높은 군이 낮은 군보다 폐활량이 51㎖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핵을 앓았던 환자의 경우 비타민D 수치에 따라 폐활량이 229㎖나 차이났다.
또 1만96명 중 비타민D 혈중농도가 뼈 건강을 위한 기준치인 30ng/㎖ 이상인 사람은 802명(7.9%)에 불과했다. 6020명(59.6%)은 20ng/㎖ 이하로 비타민D 부족이었으며, 636명(6.3%)의 경우 10ng/㎖ 미만인 비타민D 결핍인 것으로 밝혀졌다. 5384명(53.3%)은 10~20ng/㎖, 3274명(32.4%)은 20~30ng/㎖로 나타났다.
남성이 여성보다, 비흡연자가 흡연자보다, 운동을 하는 사람이 하지 않는 사람보다 비타민D 혈중농도가 높았다.
비타민D 결핍은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큰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7년부터 5년간 건강보험 심사결정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타민D 결핍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07년 1800명에서 2011년 1만6000명으로 급증했다.
최창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혈중 비타민D 농도는 연령·성별·비만·흡연·운동 등 이미 알려진 요인과는 독립적으로 폐 건강과 연관되며, 폐결핵을 앓았던 환자에서 이런 관련성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업이나 직장생활 등으로 낮 시간대 야외활동이 적어 비타민D 혈중농도가 권고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며 “일광욕을 통해 체내 비타민D를 적절히 유지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내분비내과 분야 권위지인 ‘임상내분비대사(JCEM)’ 4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