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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표적항암제 ‘크리조티닙’, 환자 생존기간 2배로 연장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3-06-03 15:56:43
  • 수정 2013-06-04 17: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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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조티닙 치료군 무진행생존기간 7.7개월, 종양반응률 65% … 기존 항암제보다 치료효과 우수

김동완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

김동완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화이자가 신약개발 중인 폐암 표적항암제 ‘크리조티닙(Crizotinib)’이 기존 표준항암제보다 인산화효소(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PFS, progressive-free survival·종양의 크기가 작아지거나 유지되는 기간)을 두 배 이상 연장시킨다는 연구결과를 3일 발표했다.

연구팀이 진행성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347명을 크리조티닙 치료군(173명, 크리조티닙 250㎎ 1일 2회 매일 복용)과 항암화학요법군(174명, 도세탁셀 또는 페메트렉시드 3주마다 1회 주사)으로 나눠 치료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한 결과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생존기간은 크리조티닙 치료군에서 7.7개월, 항암화학요법군에서 3개월로 나타났다.
객관적 종양반응률(ORR, objective response rate·항암제치료로 종양이 현저히 줄어든 환자의 비율)의 경우 크리조티닙 치료군에서는 65%였으나 항암화학요법군에서는 20%에 불과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ALK 양성 폐암환자는 대부분 선암 조직형태를 가졌으며 46%가 아시아인이었다. 크리조티닙 치료로 인한 부작용은 대체로 경미한 수준이었으며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시야 이상, 설사, 오심, 구토, 부종 등이었다.

김동완 교수는 “이번 연구로 크리조티닙이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보다 항암효과가 우수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ALK 유전자 변이 여부를 미리 검사해 양성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크리조티닙을 처방함으로써 치료반응을 높이고 이상반응은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크리조티닙은 생존기간 연장은 물론 환자의 암유전자 특성을 토대로 가장 적합한 치료제를 처방하는 ‘맞춤형(personalized) 치료’를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된다.

폐암은 2010년 국내 암 환자 20만2053명 중 4위(10.3%)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인에게 흔한 암이다. 그러나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나빠 5년 생존율은 19.7%에 불과하다.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5%를 차지하며 ALK·EML4라는 두 가지 유전자가 융합되며 발생한다. 이런 경우 잠잠하던 ALK 유전자는 세포의 성장속도를 급속히 높이는 신호를 보내며, 신호를 받은 세포는 암세포로 변하게 된다. 크리조티닙은 이런 ALK 유전자 신호를 차단시켜 암세포가 사멸되도록 유도한다.

김 교수가 대표저자(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2010~2012년 전세계 21개국, 105개 센터, 347명의 환자가 등록된 크리조티닙의 최초 3상 임상시험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 최신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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