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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 혈액으로 임신 12주전 ‘태아 성별 확인’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3-05-30 10:00:09
  • 수정 2013-05-31 1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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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액 내 태아 DNA 비율로 성별 확인 … 혈우병 등 남성 X염색체 유전질환 산전 치료에 유용

류현미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

류현미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유전학연구실팀은 임신부 혈액 내 존재하는 남아 태아의 DNA 비율 값을 이용해 임신 12주 이전에 태아의 성별을 확인하는 검사법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현재까지는 임신 11주가 지난 후 침습적 검사인 융모막 융모생검법, 양수검사 등을 통해서만 태아의 성별 확인이 가능했다. 새로 개발된 기술은 근이영양증, 혈우병, 색소성 망막염 등 X염색체 유전질환 보인자를 가진 임신부의 태아 성별검사에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X염색체 유전질환을 갖고 있는 임신부의 남자 태아는 질환 발생위험률이 50%(여자 태아는 위험 없음)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임신 초기 태아의 성별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선천성 부신증식증이 의심되는 여자 태아의 경우에도 산전치료를 위해 정확한 성별 확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 침습적 검사는 태아의 조직을 채취해야 되기 때문에 임신부에게 심리적 부담을 줬다. 또 초음파검사로는 임신 초기 태아의 성기를 정확하게 구별하기 힘들었다.
이에 연구팀은 임신부 혈액 내 비메틸화된 ‘PDE9A 유전자’의 발현양상을 분석해 태아 DNA의 존재 유무를 확인한 후, ‘DYS14/GAPDH 유전자’ 비율(남성 4.8~7.5/여성 0.3~2.1)을 통해 태아의 성별을 구별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을 적용해 임신 초기 여성 203명을 대상으로 태아 성별 검사연구를 실시한 결과 정확도는 100%로 나타났다.
이 검사법은 그동안 일부 유럽 국가에서 상업적으로 사용돼 왔으나 검사 정확도가 95% 이하였으며, 모체 혈액 내 존재하는 소량의 태아 DNA를 확인하는 게 어려워 임신 초기에는 적용되지 못했다.
류현미 교수는 “이 기술은 X염색체 유전질환 등에 대한 산전 검사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지만, 이는 더 큰 규모의 연구를 통해 정확성과 안전성이 확인된 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남아선호사상에 의한 성별 확인 등으로 오용돼 윤리적·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기술의 임상 적용은 매우 제한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2011년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국제학술지 ‘미국실험생물학학회연합저널(FASEB Journal)’에 게재됐으며, 올해 국내 특허등록이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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