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크, 쿠키, 도넛 등 단순당 위주 식품 즐기고 운동 게을리하면 수술 효과 제대로 안 나
권수인 예다인외과 원장이 고도비만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3개월 전 위밴드수술을 받은 임모 씨(25·여)씨는 이후 음식 섭취량이 확연히 줄어 곧 날씬한 몸매가 되리라는 생각에 들떴다. 그러나 자신의 생각만큼 줄지 않는 체중에 고민하다 병원을 다시 찾았다. 문제는 탄수화물을 과잉 섭취하는 ‘탄수화물 중독’에 가까운 식습관이었다. 비록 먹는 음식량이 적었지만 케이크, 쿠키, 도넛 등 단순당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주로 먹은 탓에 수술 후 체중감량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위밴드수술은 위에 밴드를 감아 위의 용적량을 줄여놓기 때문에 음식섭취량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그래서 음식을 먹을 기회가 생기면 환자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 위주로 골라 먹게 된다. 보통 고도비만이며 예전부터 달달한 정제 탄수화물에 중독돼 있는 경우가 많다.
탄수화물 음식은 몸의 혈당을 높인다. 인체는 높은 혈중 당류를 분해하기 위해 인슐린을 분비하는데, 당을 분해하고 남은 인슐린은 지방에 작용해 체중이 불어나게 한다. 이게 바로 현대인이 비만해지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탄수화물 중독’인 것이다.
고도비만 수술 이후에는 어떤 식습관을 갖는 것이 바람직할까. 권수인 예다인외과 원장은 “단백질 위주의 식사는 위 주머니에서 시간을 끌어 뇌가 포만감을 오래 느끼게 하고, 단백질이 소모되면서 발생하는 칼로리의 양이 많아서 몸의 대사량을 높이며, 몸의 근육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렇다고 탄수화물을 아예 피하라는 것은 아니다. 혈당을 얼마나 높이는지를 결정하는 GI지수(혈당지수)가 낮은 좋은 탄수화물을 골라먹는 게 좋다. GI수치가 55 이하인 탄수화물을 골라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정제가 덜 된 탄수화물일수록 GI수치가 낮아 배고픔을 느끼는 시간을 늦추기 때문에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흰 쌀밥보다는 현미밥을, 흰 식빵보다는 호밀빵을 먹으면 포만감이 오래가 추가적인 탄수화물 섭취를 줄일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도 필수적이다. 위밴드수술 이후 음식의 양이 줄었다고 운동하지 않으면 몸의 기초대사량이 급격하게 줄어서 체중의 감소폭이 줄어들게 되므로 운동을 꾸준히 병행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권수인 원장은 “위밴드수술 이후에도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을 함께 해주는 것이 체중감량 효과가 더 빠르게 나타나고 오래 유지시켜주는 비결”이라며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감정 조절을 받고, 일상생활 속에서 체중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식이요법 및 운동을 바르게 실천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