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가 보건복지부와 대한병원협회가 추진 중인 ‘진료보조인력(Physician Assistant, PA)’제도 합법화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9일 밝혔다. 대전협은 이날 회원들에게 보낸 서신문을 통해 “정부와 병협은 단순히 수련환경 개선과 PA양성을 맞바꾸는 행태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협은 “수술 및 진료 대체인력 양성화에 대해 연구하려면 의료계뿐만이 아니라 국민들도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며 “전공의 근로시간 상한제를 빌미로 PA 양성화에 대한 제도화를 추진한다면 더 이상 복지부나 병협과 파트너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진료 인프라가 아직도 미흡한 국내 상황에서 조급한 불법 PA의 제도화는 큰 시대적 과오가 될 것”이라며 “PA는 ‘잡일’ 외에는 의사의 진료 및 수술을 대신할 수 없으므로 (PA 양성화로) 전공의의 업무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수련과정의 개선, 의사인력의 재분배, 수련병원의 평준화 등 체계적인 개선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수련환경 개선에 대한 노력이 무위로 돌아간다면 그 책임은 정부와 병협에 있다”며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인권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의사로서, 국민으로서, 인간으로서 투쟁을 불사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작년 11월부터 전공의 수련환경 모니터링 TFT 회의를 통해 정부 및 병원과 전공의 수련제도와 근로환경에 대해서 논의해왔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병협은 근무시간 상한제의 실현과 연계해 PA제도의 합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