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간염 전반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44.6%는 자신의 간염 여부조차 알지 못하며 질환의 특성이나 전파경로를 오해하는 등 간염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의 인식이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로슈는 간염시장 진입 10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조사결과를 12일 발표했다.
간염은 증상이 없다는 특성상 검진이 반드시 필요한 질환임에도 응답자의 33.6%만 간염검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염검진을 받아본 사람도 국가·병원·직장인 검진프로그램 등 예방적 차원의 검진이 아니라 보건소, 내과에서 간염진단을 위해 검사를 받은 경우가 많았다.
간염 중에서도 특히 C형간염에 대해 모르는 응답자가 많았다. C형간염을 들어본 응답자는 45%에 그쳐 B형간염 86.6%, A형간염 74.1%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C형간염의 검진경험률도 15.6%로 다른 간염에 비해 낮아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간염은 국가 관리대상으로 지정된 대표적인 전염병이다. 질환 자체의 심각성과 전파될 경우의 위험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조사 결과 간염이 사망과 연관성이 없다고 오해하는 응답자가 77%에 달하며, 전염되지 않는 질환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34.5%에 이르렀다. 이런 현상은 젊은층일수록 심해 20대의 48.5%가 간염을 전염되지 않는 질환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56.6%는 간염이 저절로 완치되는 병으로 오해하고 있었다.
전파경로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50.9%는 재채기,기침 등 타액으로 B형간염이 전염된다고 잘못 알고 있었다. 43%는 찌개 그릇을 함께 쓰는 식습관이, 41.8%는 잔 돌리기 습관이 전파경로라고 오해하고 있었다.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액이나 체액이 전파될 수 있는 환경을 제거하는 등 철저한 개인 위생관리가 필수다. 그러나 조사결과 혈액을 통해 B형 및 C형간염이 전염될 수 있다고 제대로 답한 응답자 1405명 중에서도 89.9%는 칫솔·손톱깎이·면도기를 같이 사용하고, 네일아트·반영구화장·침술·사혈 등 간염의 전파경로가 될 수 있는 상황을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정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B형·C형 간염바이러스는 만성간염을 유발해 간암의 주요 원인이 되며 ‘침묵의 장기’라 불리는 간 특성상 대개 자각 증상이 없다”며 “특히 예방백신이 없는 C형간염은 기관당 보고수가 증가하는 추세여서 간염의 급증과 전파를 막기 위한 정기적 검진과 조기치료가 필수”라고 말했다.
만성간염의 현황 및 향후 치료 예측과 관련, 김동준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현재 세계적으로 약 20억명이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중 5% 정도는 만성간염으로 진행돼 매년 100만명 정도가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B형간염 유병률은 8% 정도로 2% 미만의 호주, 미국 등 보다 높지만 진단 및 치료율은 아직 낮은 편이다.
현재 만성B형간염 치료제로는 페그인터페론 주사제와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두가지가 있다. 페그인터페론 치료는 일정기간 치료를 통해 면역조절효과로 e항원 혈청 전환을 유도한다. 항바이러스제는 장기간 강력한 HBV(B형간염바이러스) DNA 억제를 통해 항바이러스 효과를 유지한다.
김 교수는 “만성B형간염 치료제의 내성을 감소시키고 치료 확률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다양한 치료전략을 비교하고 개별 환자의 상태에 맞는 전략을 선택한다면 B형간염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