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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감기 ‘우울증’ 여성 노년층 환자 급증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3-03-03 10:39:06
  • 수정 2013-03-05 16: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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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년 70대 여성환자 10만명당 4178명 … 20대 남성 연평균 5.1% 꾸준히 증가

최근 5년간 우울증 환자가 연평균 2.2%가량 늘어난 가운데 70대 이상 여성에서 증가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 취업 결혼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20대 남성 우울증 환자도 크게 늘어 체계적인 정신건강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은 최근 5년간(2007~2011년) 건강보험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울증’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환자가 2007년 47만6000명에서 2011년 53만5000명으로 늘어났다고 3일 밝혔다. 이 기간 거의 매년 여성환자는 남성환자보다 약 2.3배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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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기준 연령별 인구 10만명당 진료환자는 70대 여성이 4178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여성 3217명, 80세 이상 여성 2990명이었다. 최근 5년간 인구 10만명당 진료환자수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연령대는 80세 이상 여성으로 연평균 8.2% 증가했고 다음으로 80세 이상 남성 6.8%,  70대 여성 5.2%,  20대 남성 5.1% 순이다. 우울증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2007년 1832억원에서 2011년 2312억원으로 1.3배 증가했고, 건강보험공단에서 지급한 2011년 급여비는 1584억원이었다.

우울증이란 우울감, 의욕저하, 흥미 상실, 수면장애 등이 주요 증상이며 다양한 인지·정신·신체 증상을 일으켜 일상생활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이다. 일시적인 우울감과는 달라 개인적인 의지만으로는 치료가 힘들다.

우울증은 생물학적, 유전적, 사회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할 수 있다. 생물학적 요인으로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의 부족이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 유전적 요인으로는 우울증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서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심리적으로는 경제적 문제, 대인관계 갈등 등 대처하기 힘든 스트레스가 선행한 뒤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완벽주의를 추구하거나, 잘못을 모두 자신 탓으로 돌리는 성격을 가지면 더 쉽게 우울증에 노출될 수 있다.

최근 우울증의 증가는 인구 고령화, 여성의 사회참여 증가 및 지위 향상에 따른 과도기적 갈등, 20대의 학업·취업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선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노인층은 경제력 상실, 신체기능 저하, 각종 내외과적 질환, 사별과 같은 생활사건으로 우울증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가족제도의 변화로 인한 독거노인의 증가와 가족 내 갈등 증가, 노인을 공경하지 않는 사회분위기 등으로 노인층의 우울증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증이 많은 이유로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들 수 있다. 모든 여성은 월경, 출산, 폐경 등에 따른 호르몬 변화가 극심한 경우 감정의 흔들림을 경험할 가능성이 커진다. 중년기 여성들이 폐경 전후에 겪는 호르몬 변화는 자존심 손상, 무가치함, 자신감의 부족 등 부정적인 심리적 요소와 함께 우울,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사회적 환경 및 역할의 차이도 여성 우울증에 영향을 미친다. 또 육아 및 가사와 직장생활의 병행, 시부모님과의 갈등, 남성우위의 사회생활 등으로 남성보다 사회적·가정적인 측면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남성 20대 우울증환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학업·취업·결혼의 어려움, 경제적 불안정성 등이 증가 원인으로 보인다. 사회에서 기대하는 남성의 역할이 무거운 짐으로 느껴질 수 있으며, 힘든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쉽게 주위의 도움을 청하지 않는 것도 증가 요인이다.

우울증의 주요 증상으로는 우울감과 삶에 대한 흥미 상실, 에너지 수준 저하 등이다. 환자의 80% 정도는 수면장애를 호소하며 식욕이 감퇴한다. 불안 증상도 흔하게 동반이 되며 피로감을 쉽게 느낀다. 자신에 대해 무가치함을 호소하고 지나친 죄책감을 느끼거나 집중력 저하와 같은 인지기능 저하도 상당수에서 나타난다. 가장 심각한 증상은 자살사고(자살충동)로 우울증 환자의 약 75%가 자살을 생각하고 10~15%는 실제로 자살을 시행한다. 상당수 우울증 환자는 자신의 기분 문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해 병원을 찾아오는 시기가 늦다.

우울증은 심해지기 전에 조기에 진단, 치료해야 한다. 갑상선질환 같은 내분비질환, 고도비만 등 만성 내과질환, 뇌졸중 등 신경과질환과 연관성이 있으므로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우울증이 확진되면 약물치료와 정신치료의 병행이 효과적이다. 약물치료는 부족한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 신경전달물질의 농도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보통 2~4주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가 있으므로 치료가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 우울증 치료를 조기에 종료하면 재발 위험이 크므로 6개월 이상 유지치료를 해야 하며 약물을 중단할 때에는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반복적 경두개자기자극치료’(rTMS, repeated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의 효과가 연구를 통해 보고됐고 광선치료나 전기경련요법이 쓰이기도 한다.

우울증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며 힘들 때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열린 마음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가족과 친구들은 환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정서적인 유대감을 느끼게 해 준다면 많은 도움이 된다. 운동 등 신체적 활동과 긍정적인 생활태도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스트레스 관리와 합리적 대처방안 마련을 위한 상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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