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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남자한테 참 좋은데 … 그 허와 실
  •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
  • 등록 2013-02-21 19:04:30
  • 수정 2013-02-27 21: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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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발이 차갑고 헛땀나는 소양인에 좋아 … 맥빠르고 근육질에 습열이 많은 사람은 피해야

김달래 한의원 원장

냉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치료하다보면 음식 선택에 있어서 가장 곤혼스러운 체질이 바로 소양인 체질이다. 소양인 가운데 맥이 약하고 손발이 차가운 사람들은 의외로 성격이 조용하고 기온이나 환경변화에 민감해 스스로 소음인 체질인줄 알고 생활해온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런 소양인 냉증 환자들의 치료 효과가 가장 높은 것은 아이러니에 속한다.

몸이 시린 사람들은 체질에 관계없이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이라고 소개되는 마늘 홍삼 생강 꿀 부추 양파 등을 꾸준히 먹곤 한다. 이런 음식들은 소음인 체질의 소화기능을 도와줘서 팔다리를 따뜻하게 해주는 작용을 하지만 소양인 체질의 사람들이 먹으면 오히려 가슴의 화기(火氣)와 열기(熱氣)를 지나치게 만들어서 아랫배는 물론이고 손발이 더 차가워지게 된다. 이런 현상을 사상의학에서는 ‘소모된 양기(耗陽)’라고 표현한다.

소양인 체질의 사람들은 ‘맑은 양기(淸陽)’를 보강해야 한다. 소양인에게 좋은 양기는 마음을 너그럽고 부드러우면서 순하게 갖는 것이다. 서두르거나 다른 사람과 논쟁을 벌이거나 지나치게 몰두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이런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천천히 걷고 주변상황을 잘 관찰하면서 체력을 보강하면 손발과 머리, 얼굴, 아랫배까지 따뜻해지고 힘이 넘치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늘이나 생강 같은 소음인의 소화기관을 보강하는 뜨거운 성질의 음식보다는 서늘하고 담백한 음식을 먹어야 몸이 따뜻해진다.

소양인 체질에게 좋은 음식으로는 과일과 야채가 많다. 고추 파 마늘 같은 매운 맛이 강하면서 향기가 나는 향신료(香辛料)는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딸기나 녹차 구기자 질경이 쇠비름 우엉 두릅 등이 소양인 체질인 사람의 수족냉증이나 아랫배 냉증에 좋은 음식이다. 이런 음식들은 비록 성질이 서늘하거나 차갑지만 가슴의 열기를 내려주면서 아랫배의 원기를 보강해서 정기(精氣)가 충족되면 팔다리가 따뜻해진다.

산수유는 소양인의 원기를 보강해주는 대표적인 한약재다. 맛이 시큼하고 약간 떫은 맛이 나는데 음기를 보강한다. 그래서 남성이나 여성의 성기능이 약하거나 허리가 아플 때 사용하는 약재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남도 구례 땅에서 많이 나는 특산물이다. 어떤 광고 카피는 산수유를 “남자한테 참 좋은데…”라고 묘사하며 성기능 개선에 유익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산수유는 과육을 약재로 사용하는데 주성분은 사포닌의 일종인 코닌(cornin)으로 부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효과가 있고 떫은 맛이 있어 대변이 묽게 나오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기본적으로 몸이 차고 맥이 약한 소양인 체질에는 남녀 구분할 필요없이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예전에 임신을 잘 되게 하는데 투여하는 약물 가운데 산수유가 들어갔고, 늦도록 오줌을 가리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도 산수유를 투여했다.

필자도 산수유를 꽤 자주 처방하는데 손발이 차갑거나, 양기부족으로 잠자리에서 헛땀이 나거나, 어지럼증이나 이명을 겪거나, 소변을 자주 보거나,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시큰거리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다만 산수유는 맥이 빠르고 강한 사람, 근육이 너무 단단해서 부딪히기만 해도 아플 정도인 사람, 얼굴이 시뻘겋고 숨을 헐떡이는 사람은 먹지 않는 게 좋다. 부종이 있고, 몸 안에 습열이 많아 소변을 잘 보지 못하는 사람도 피하는 게 좋다.

산수유는 약으로 사용할 때는 속에 들어있는 씨앗을 빼고 쓴다. 예전에는 산수유의 씨앗을 빼는 기계가 없었기 때문에 주로 눈 밝고 손이 재빠른 처녀들이 산수유 씨앗을 빼곤 했다. 산수유는 몸을 보강하는 약재인 관계로 항상 값이 좋았고, 구례 처녀들은 시집 가기 전에 혼수비용을 마련하느라 앞이빨로 산수유 씨앗을 빼느라 대문니가 다 벌어졌다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태음인 체질의 사람들이 산수유를 많이 먹으면 살이 찌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소음인 체질인 사람이 산수유를 먹으면 위점막에 충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자신의 체질을 알고 먹으면 적은 비용으로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재가 바로 산수유다.

산수유는 개나리보다 앞서서 노란 꽃잎을 터뜨리기 때문에 봄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어루만져 준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추워서 손발이나 아랫배가 차가운 사람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따뜻한 산수유차로 마음과 몸을 달래볼 것을 권한다. 다가올 올 봄에는 노란 산수유꽃을 맞으러 남도지방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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