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렛은 심장질환 예방에 좋기도 하지만 비만 충치의 원인도 되므로 카카오매스 함량이 60% 이상인 다크초콜릿을 소량 먹는 게 좋다.
초콜릿은 커피, 차와 함께 세계 3대 기호식품으로 꼽힌다. 달콤 쌉싸름한 맛에 초콜릿의 주재료인 카카오의 효능이 알려지며 건강식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해마다 사랑을 전하는 밸런타인데이(2월 14일)이 다가오면 백화점과 쇼핑센터는 초콜릿 판촉행사를 통해 매출을 두둑하게 올린다.
다크 초콜릿, 심장질환 위험 낮춘다
초콜릿은 카카오콩을 재료로 가공한 식품이다. 작은 럭비공 모양의 카카오 열매를 쪼개면 마치 석류알처럼 카카오콩이 빼곡하게 들어있다. 숙성한 카카오콩을 볶은 뒤 여기에 물을 붓고 갈아서 거친 겉껍질을 걸러내면 가는 입자의 카카오매스가 남는다. 이를 세게 압착하면 지방 성분만으로 이뤄진 코코아버터가 위에 둥둥 뜨고, 아랫부분에는 초콜릿색 침전물이 남는다. 기름기를 짜낸 코코아매스를 말리면 코코아파우더가 된다. 코코아파우더가 순수 코코아차로 이용되는 성분이다.
일반적으로 자연상태의 카카오공 식품은 ‘카카오’, 가공한 식품은 ‘코코아’라고 부른다.
초콜릿은 코코아매스, 코코아파우더, 설탕, 우유(분유)를 넣어 만든다. 코코아매스,코코아파우더에 코코아버터,설탕을 가미하면 블랙초콜릿이 된다. 코코아버터에 분유와 설탕을 넣으면 화이트초콜릿이 된다. 따라서 화이트초콜릿에는 항산화물질(폴리페놀계 물질, 플라보노이드 등)인 코코아매스가 전혀 없다.
카카오매스의 함량에 따라 다크초콜릿, 밀크초콜릿, 화이트 초콜릿으로 구분한다. 다크초콜릿의 기준과 정의는 나라마다 다른데 통상 카카오매스의 함량이 최소 35~40%이상이어야 한다. 의약학적 효능을 기대하려면 카카오매스의 함량이 60~70% 이상이어야 한다는 기준도 있다. 통상 카카오매스 성분이 43% 이상 함유된 것이 다크초콜릿이다. 일반 초콜릿이 20%인데 비해 두 배가 넘는 양이다.
박창해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대전)는 “카카오 속 폴리페놀계 항산화물질은 적포도주나 녹차보다 함량이 높고 생리적 기능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체내 활성산소(유해산소)를 해가 없는 물질로 바꿔주는 항산화물질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며 “다크초콜릿은 몸에 좋은 ‘HDL(고밀도지단백) 결합 콜레스테롤’ 수치는 상승시키면서 혈당과 몸에 나쁜 ‘LDL(저밀도지단백) 결합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춤으로써 고혈압, 심장질환, 뇌졸중 등 동맥경화 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와 있다”고 말했다.
초콜릿의 당분(설탕과 젖당)은 신속하게 포도당으로 전환돼 저혈당을 신속하게 개선시키고 에너지를 만든다. 이를 통해 피로회복을 도우며 뇌를 활성화시킨다. 뇌가 활동할 때 쓰는 유일한 에너지가 포도당이므로 초콜릿을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거나 스트레스가 잘 풀린다고 말하는 것은 이같은 평이한 작용 때문이다.
초콜릿속 페닐에틸아민 성분은 사랑에 빠졌을 때 뇌가 분비하는 것과 동일한 물질이다.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면서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심장박동을 올린다. 페닐에틸아민은 또 근육과 신경계를 자극해 기분 및 욕구를 상승시킨다. 그래서 초콜릿을 먹으면 마치 사랑에 빠졌을 때 가슴이 두근두근 뛰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고, 꿈꾸는 듯한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초콜릿이 ‘사랑의 묘약’으로 불리며 ‘섹스에 도움이 된다’고 믿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밖에 다크초콜릿이 기침완화(초콜릿의 테오브로민 성분), 성욕증가, 혈압강하(폴리페놀성분이 혈관내피세포 산화질소를 증가시켜 혈관이완), 혈전생성억제, LDL-콜레스테롤 저하(약10%), 인슐린분비능력 향상, 뇌기능향상(혈액순환 개선 때문), 피부건강(자외선 보호 효과), 암예방, 헬리코박터파이로리균 제거(초콜릿 유리지방산이 살균효과), 비만 개선(초콜릿이 렙틴 성분 함유)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적절하게 참고하는 게 좋다.
지나치면 비만, 불면증, 과민성방광, 충치 유발 주범
초콜릿은 비만의 주범이 될 수 있다. 일반 초콜릿이나 화이트초콜릿은 설탕, 유당, 우유(분유), 지방(코코아버터) 성분이 높다. 유지방과 설탕 함량에 따라 열량이 크게 달라지지만 보통 한 판(50g)의 열량이 170~200㎉에 달한다. 밥 한 공기(300㎉)의 3분의 2에 맞먹는 열량이다.
다크초콜릿은 일반 초콜릿에 비해 설탕과 지방성분이 적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초콜릿은 포화지방(1g당 9㎉) 비중이 높고 고열량이다. 따라서 비만은 물론 고지혈증 동맥경화 당뇨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다크초콜릿은 또 카페인, 테오브로민과 같은 교감신경계 활성성분이 많다. 다크초콜릿 30g에는 20~25㎎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이는 원두커피 한 잔이나 인스턴트커피 3분의 2잔에 해당하는 카페인 양이다. 다크초콜릿을 장기간 과량 섭취하면 카페인에 의해 불면증·불안장애·과민성방광·부정맥·역류성식도염 등이, 테오브로민에 의해 편두통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 카카오에 많은 수산염 성분은 신장이나 요도 등에 돌을 만들어 요로결석 생성을 촉진할 수 있다.
초콜릿은 당분이 많아 충치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단 음식을 먹으면 입안의 산도가 올라가서 치아 바깥층의 법랑질을 녹일 수 있다.아무리 식후 칫솔질을 잘 해도 구강 안에는 당분이 상당한 시간 남아있게 되는데 이를 몇 분간의 칫솔질로 다 제거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어금니 표면의 홈이나,앞니의 사이 등은 칫솔이 잘 닿지 않아 당분이 오래도록 남는다.당분과 함께 음식의 점도가 높으면 충치 유발 가능성이 커진다. 끈끈한 음식이 치아에 달라 붙어 쉽게 제거 되지 않기 때문인데 젤리(46),캐러멜(38),비스켓(27),초콜릿(15) 순으로 충치유발지수가 높다. 치아에 충치유발세균이 많이 증식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섭취 후 3분 이내에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기왕 초콜릿을 먹는다면 카카오매스 함량이 75% 이상인 다크초콜릿을 고르되 하루에 50g이하(250∼300㎉ 이하)로 섭취하는 게 적당하다. 견과류와 유제품 등이 첨가되지 않은 저열량 제품을 고른다. 단, 아몬드는 초콜릿과 함께 먹으면 초콜릿에 들어있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지방을 태우는 효과를 주므로 다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매끼 식사 20분 전에 초콜릿을 조금씩 먹으면 포만감이 느껴져서 자연스럽게 식사량이 줄게 되고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저녁 식사 후 야식으로 먹는 초콜릿은 체내에서 직접 지방으로 변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초콜릿을 자주 먹을 경우 카페인에 의한 탈수현상을 고려해 2ℓ 이상의 충분한 수분섭취가 동반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