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소득층 암 생존자 대상 2차암 검진교육 및 비용지원 필요
증상을 느껴 뒤늦게 암을 발견한 환자는 건강검진으로 암을 발견한 환자보다 2차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았고, 암 치료 후 정기검진을 받지 않을 가능성도 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욱 서울대병원 암건강증진센터 가정의학과 교수와 박종혁 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장 연구팀은 2009년 전국 10개 병원의 18세 이상 암환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0여명의 환자 중 암 진단 후 2년 이상 경과한 40세 이상 암 생존자 512명을 대상으로 2차암 검진실태를 분석했다. 이 결과 해당 연령과 성별에 적용되는 필수 암 검진을 모두 받은 사람은 189명(36.9%)에 불과했다. 건강검진을 통해 암을 발견한 암 생존자 137명중 2차암 검진을 받은 사람은 69명(50.4%)이었지만 증상을 느껴 암을 발견한 암 생존자 375명 중 2차암 검진을 받은 사람은 120명(32%)에 머물렀다. 2차암은 재발이나 전이로 생긴 암이 아닌 다른 부위에서 조직학적 성격이 다른 암세포가 새로 발생해 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 관계자는 “건강검진에 긍정적 태도로 정기검진을 받던 사람은 암 진단 후에도 지속적인 검진을 받은 반면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지 않던 사람은 암 진단 후에도 다른 암에 대한 검진을 소홀히 하고 있다”며 “의료진은 건강검진이 아닌 경로로 암이 발견된 환자에게 암 치료 후 정기적인 암 검진의 중요성에 대해 주도적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득수준도 암 진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증상을 느껴 첫 번째 암이 발견된 환자를 별도로 분석한 결과 월소득 20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이 고소득층에 비해 이차암에 발생비율이 2배 이상 높았다.
박종혁 과장은 “저소득층은 암 검진이 아닌 다른 경로로 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다 2차암 검진도 제대로 받지 않고 있다”며 “저소득층을 위한 2차암 검진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이나 검진비용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동욱 교수는 “암 치료를 받고 있거나 암 완치 후 생존하고 있는 암 생존자 수가 약1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암 환자가 치료 이후 건강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체계적인 건강관리 프로그램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암 생존자는 일반인보다 2차암의 발생률이 2배 이상 높고 2차암 발생시 생존율이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 생존자는 2차암 예방을 위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아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외학술지인 ‘BMC Cancer’ 지난해 11월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