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병원과 의료관련 단체는 2일 계사년 신년을 맞아 시무식을 보건당국의 지속적인 진료수가 억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병원 인프라 구축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경비절감을 다짐하는 한편 기초·임상연구 활성화를 통한 의료산업화 촉진, 적극적인 해외환자 유치, 고객만족 극대화 및 진료수준 향상 등을 중점 경영지침으로 내세웠다.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는 박근혜 새정부의 보건정책 향방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의료수가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의료계가 자기 목소리를 내고, 정책으로 인해 의사들의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일치시켰다.
황태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장은 “지난해 ‘수술 잘하는 병원, 소통하는 병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력투구한 결과 0전년 대비 수술 건수가 6% 증가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한국인 발생빈도가 높은 3대 암(위암, 대장암, 간암)수술실적과 급성기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 평가에서 1등급을 획득했다”며 올해도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해 수술 안전도와 진료수준을 더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밝혔다. 2010년 첫 국제의료기관평가(JCI) 인증 당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재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외국인 환자 유치와 관련, “최근 2년간 30%이상 환자가 증가했다”며 “국가별 특성을 고려한 외국인 친화적 진료 인프라를 갖춰 향후 신성장동력을 확보하자”고 주문했다.
이진수 국립암센터 원장은 “암 관리 정책을 제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행에 옮기는 기관(Think & Do Tank)으로서 2013 중점사업으로 국가암감시시스템, 발암물질관리체계, 국가암연구통합관리체계, 암사각지대 해소 등을 발전시켜 ‘암 걱정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전환된 세계 최초의 국가”라며 “암센터도 이에 발맞춰 개발도상국가의 암관리사업 전문가에게 암관리사업의 성공적 경험을 전수하고, 암전문 연구자를 양성하기 위한 국제암대학원대학교를 금년 9월 개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또 올해 안에 중앙공급실 및 수술실을 개선하는 사업과 220병상 규모의 병동 증축 설계를 마무리해 2016년 6월에는 완공된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항암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2011년 6월 발족한 시스템통합적 항암신약개발사업을 적극 지원, 초기 임상시험단계에 진입한 두가지 항암신약후보물질이 수년 내에 전 세계 암환자에게 유용하게 사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엽 분당서울대병원장은 “2013년은 개원 10주년을 맞이하는 해”라며 “세계적인 수준의 암·뇌신경병원을 개원하는 기념비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2의 개원이라는 각오로 차세대 EMR 오픈과 본관동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한 리노베이션을 차질없이 마무리하고, 의생명연구원 건립 준비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춘용 한양대병원장은 “올해 류마티스센터, 난치성 신경계질환 세포치료센터, 암맞춤 진료센터 등을 중심으로 중증질환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하고 새 병원과 암센터 신축 등 다방면으로 병원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순길 한양대구리병원장은 “지난해부터 병원이 흑자기조로 돌아섰지만, 지금보다 발전하고 더 단단해지기 위해서는 모든 교직원이 한마음으로 조금 더 노력하고 병원 발전을 위한 생각과 행동을 해나간다면 충분히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은 “박근혜 새 정부는 포괄수가제를 반대하는 등 국민에게 경제적 진료를 강제하지 않고 최선의 진료를 받을 권리를 보장하려 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에 의한 일방적 의료수가 결정구조가 여야 정치권의 공감 아래 개선될 기미가 보인다”는 기대감을 비쳤다.
이에 올해에는 △인구고령화에 대비한 건강보험재정의 효율적 사용 등 의료정책의 수립에서 수동적인 입장을 벗어나 적극적으로 나서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의료계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사회참여를 강화하며 △의료계의 조직체계를 재정비해 발전지향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노력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김윤수 대한병원협회장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협회도 변화해야 하며 신속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모든 일에 임해야 한다”며 “새정부의 의료공약 등을 정확히 판단해 사전에 대처, 회원병원의 권익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