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간질)을 알기 위한 적극적인 자세와 다른 환자와 소통하려는 노력이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정기영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뇌전증 환자 5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병원 진료 외에 환자 스스로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질병정보를 찾고, 다른 환자들과 소통하는 게 뇌전증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뇌전증은 뇌에서 비정상적으로 발생한 전기파가 뇌조직을 타고 퍼져 나가는 과정에서 경련성 발작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하며 국내 유병률은 1~1.5%다.
의료진은 뇌전증 관련 인터넷 사이트 ‘에필리아(http://epilia.net)’를 이용하는 환자 153명과 병원진료만 받는 376명을 대상으로 질병상태, 삶의 질, 질병에 대한 태도 등을 비교 조사했다.
연구 결과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는 환자의 발작 빈도나 약물 부작용이 병원진료만 받는 환자에 비해 심하게 나타났지만,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기 시작한 후 질병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대답은 56%나 됐다. 즉 ‘태도의 변화’는 환자 스스로 뇌전증을 적절히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궁극적으로 뇌전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인터넷 사용이 의료진과 환자간의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질 수도 있다”며 “그러나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에서 적절히 자기관리를 실천해간다면 의사와 환자 사이의 믿음을 향상시키고 치료효과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뇌전증과 행동’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