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병철·하상준 연세대 교수팀, EGFR 돌연변이 표적항암치료제가 내성 띠는 기전 규명
기존 표적항암치료제가 폐암에 내성을 보이는 원리가 규명돼 차세대 표적치료제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조병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폐암전문클리닉 교수(사진)팀과 하상준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팀이 ‘상피세포 성장인자’(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GFR) 표적치료제 개발의 주요기전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국내 폐암 환자 종양의 약 30%는 EGFR 돌연변이를 갖는데, 1세대 EGFR 표적치료제인 ‘이레사’(gefitinib 게피티닙)나 ‘타쎄바’(erlotinib 엘로티닙)는 이런 돌연변이성 폐암에 대해 초기에 좋은 반응을 보이지만, 평균 8~10개월 후에는 내성이 생겨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1세대 EGFR 표적치료에 대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한 2세대 표적치료제 개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표적치료제에 내성을 보이는 폐암 세포주와 생쥐 모델을 이용해 afatinib(아파티닙), ruxolitinib(룩소리티닙) 등 2세대 EGFR 표적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해 내성을 유발하는 원인을 찾아본 결과 내성 폐암세포주는 ‘IL-6’,‘JAK 단백질’,‘STAT3’ 등 신호전달 체계가 활성화될 때 내성이 커진 것으로 밝혀졌다. 반대로 이 신호전달체계를 억제하면 2세대 EGFR 표적치료제 후보물질의 항암효과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런 원리를 응용하면 더 나은 2세대 표적항암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병철 교수는 “1세대 치료제가 실패해 효과적인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환자가 연간 6000여명에 달할 것 추산된다”며 “2세대 치료제가 개발되면 많은 환자가 더 큰 폐암 치료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직까지 개선할 점이 많은 EGFR 표적치료제의 효과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새로운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연구개발사업 협동중개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암 치료 분야의 주요 저널인 ‘분자 암 치료’(Molecular Cancer Therapeutics, 논문영향지수 IF 5.2)의 올 10월호에 게재돼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아파티닙은 베링거잉겔하임이 개발 중인 경구용 신규 유망 항암제이며, 룩소리티닙은 세계 최초로 허가받은 JAK 억제제 계열의 희귀병인 ‘골수섬유증’ 치료제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2세대 EGFR 표적 치료제와 현재 상용화돼 있는 JAK 억제제를 병용해 내성을 극복하고 치료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는 임상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