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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겨울로 접어드는 환절기, 뇌졸중 주의보
  • 정기욱 기자
  • 등록 2012-11-02 13:31:50
  • 수정 2012-11-09 12: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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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운동 삼가고, 평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앓은 사람 ‘뇌졸중’ 순간 폭발 조심해야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사흘째 아침 기온이 예년 기온을 밑돌고 있다. 2일 아침에는 대관령 영하 7.4도, 경북 봉화 영하 6.7, 서울은 1.6도로 초겨울 날씨를 방불케하고 있다. 낮 기온도 전국적으로 13도 안팎으로 뚝 떨어졌다. 10월말~11월초 예년 기온이 낮에는 14∼22도, 아침에는 1∼13도인데 비해 크게 수은주가 떨어져 뇌졸중과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요즘이다. 이럴 때 새벽에 운동을 나가거나,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다 늦게 귀가하면 체온이 더 떨어져 혈관이 수축되고 혈액순환마저 부진해져 뇌졸중이나 심장질환으로 쇼크에 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지난 10월 29일은 ‘세계 뇌졸중의 날’이었다. 이맘때면 북반구에서 날씨가 쌀쌀해지며 연중 뇌졸중 위험이 가장 높아지는 시기다. 대한뇌졸중학회는 전세계 인구 6명중 1명꼴로 일생 중 한번은 뇌졸중을 겪고 2초에 한명씩 뇌졸중 환자가 발생해 6초에 한명씩 사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뇌졸중은 한번 발생하면 대부분 심한 후유증을 남겨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장기간 성인병을 앓아오는 등 발병위험이 높은 사람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 등을 받아보는 게 바람직하다. 뇌졸중을 날씨가 갑자기 추워질 때 찾아오는 불청객처럼 알고 있지만, 실제는 평소에 뇌졸중 위험인자들을 쌓아오다가 임계선을 넘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도한 스트레스나 감정변화, 기온 급강하에 적응하지 못하는 타고난 혈관의 취약성 등의 이유로 뇌졸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예컨대 화를 잘내는 사람은 불규칙한 혈류를 만들어 피가 끈끈해지고 혈전이 생기기 쉽다.
대한신경과학회지에 실린 연구결과에서는 성별과 연령 외에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심방세동, 비만, 허혈성심장질환, 뇌졸중 과거력 등 8개 위험인자에 의해 뇌졸중 발생위험도가 달라진다고 한다. 배희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의 도움말로 뇌졸중의 위험인자에 대해 알아보고 최신 치료법을 리뷰해본다.

남자가 여자보다 뇌졸중 발병 위험 높아

특정 질환이 없어도 남자가 여자보다 뇌졸중 발병위험이 높다. 흡연과 음주, 직장생활로 인한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나이를 먹을수록 뇌졸중 확률은 높아진다. 연간 발생하는 뇌졸중의 72%이상이 65세 이후에 발생한다. 역학조사 결과 70대는 50대에 비해 발병 빈도가 4배에 달한다. 노화로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져 뇌졸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뇌졸중 8대 위험인자…미리 파악하고 대비해야

1.고혈압
뇌졸중 원인의 60∼70%를 차지한다. 고혈압이 있는 환자 중 뇌졸중 발생률은 정상인의 5배 정도에 해당한다. 다만 나이를 먹을수록 고혈압이 뇌졸중을 초래하는 영향력은 줄어든다. 고령일수록 혈압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을 띠기 때문에 젊었을 때에 비해 고혈압이 뇌졸중을 일으키는 비중이 줄어드는 것이다. 대신 심방세동, 허혈성 심장질환, 고지혈증, 흡연, 당뇨병 등 다른 요인이 뇌졸중 유발에 미치는 상대적 비중이 커진다.

2.당뇨병
고혈압을 직·간접적으로 일으키며 그 자체가 뇌졸중의 위험 인자로 작용한다. 당뇨병 환자는 뇌졸중의 발생빈도가 정상인의 2배 정도다.

3.고지혈증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으면 동맥경화가 나타나기 쉬워 뇌졸중의 위험이 상승한다. 콜레스테롤이나 포화지방산이 많은 음식을 피하고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으로 조절되지 않으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4.흡연
뇌졸중의 주요한 위험 인자로 특히 65세 이하의 성인에서 그 위험성이 크게 작용한다. 음주는 흡연에 비해 그 위험성이 높게 평가되지 않지만 과음은 출혈성 뇌졸중과 연관성이 있다.

5.허혈성 심장질환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내벽에 노폐물이 끼는 질환이다. 심해지면 협심증, 심근경색, 울혈성 심부전 등으로 악화되는데 방치해두면 심장 내벽의 일부가 활동하지 않고 점차 연관된 혈관의 안지름이 좁아진다.

6.심방세동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중 가장 흔한 것으로 뇌졸중 유발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혈류속도가 불규칙해지면서 좌심방에서 와류를 형성하므로 피가 걸죽해지고 혈전 생성 전단계에 이르게 한다. 뇌졸중의 약20%는 허혈성 심장질환과 부정맥 등 각종 심장질환이 원인이다. 역으로 뇌졸중 자체가 심장병의 중요한 위험인자로 상당수의 뇌졸중 환자가 뇌졸중 자체보다 심장병에 의한 돌연사로 사망한다.

7.비만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증 심장질환 등을 일으킬 위험을 증가시켜 결과적으로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8.뇌졸중 과거력
뇌졸중을 한번 이상 앓았던 사람의 재발 위험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의 10∼20배다. 단순히 과거력만 있다면 3.1배 수준이지만 다른 요인을 겹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높은 수치가 나온다. 일과성 뇌허혈증은 이미 과거에 허혈성 뇌졸중이 왔었음을 시사하며 이로 인해 발작증상이 나타났다면 앞으로도 일과성 뇌허혈 발작, 완전 뇌졸중, 심근경색증 등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겨울로 접어드는 환절기 뇌졸중 예방수칙

1.새벽운동은 피한다.뇌·심혈관질환,당뇨병,고혈압 등 지병이 있는 노인은 새벽에 밖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새벽은 신경계가 막 깨어나는 시간이며 혈액순환이 가장 원활하지 않다.
2.햇볕이 있는 오후 시간대에 가벼운 산책이나 걷기 운동을 하는 게 좋다.
3.고혈압을 잘 관리한다.혈압만 안정적으로 유지하면 뇌졸중의 35∼40%,심근경색의 20∼25%를 막을 수 있다.
4.보온에 신경 쓴다.외출시 얇은 옷을 여러벌 걸치고 모자를 챙긴다.목도리나 스카프를 두르면 3∼5도 체온을 높게 유지할 수 있다.
5.물을 자주 마시고 따뜻한 한방차를 즐긴다.한방차는 몸의 기운을 보호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며 머리를 맑게 하는 데 좋다.
6.싱겁게 먹고 육류나 인스턴트식품 등 기름진 음식을 삼간다.

뇌졸중 발병후 3시간내(골든타임)에 신속 치료해야

뇌세포는 단 몇분만 혈액공급이 끊겨도 손상을 입고 한번 죽으면 되살릴 수 없다. 그래서 발병후 3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한다. 그러나 국내 뇌졸중 환자가 3시간이내에 병원에 도착하는 경우는 20%선에 그치고 있다.
다행히 최근 연구결과 베링거인겔하임의 ‘액티라제’(성분명 알테플라제, alteplase) 등 정맥주사용 혈전용해제인 ‘t-PA’(조직 플라스미노겐 활성제)를 투여하면 뇌혈관이 막힌 후 4시간반 이내까지도 환자의 예후(치료결과)를 개선시킬 수 있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과거에는 성공적인 t-PA 투여비율이 전체 뇌졸중 환자의 2%였으나 최근엔 4∼5%선으로 올라가 긍정적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새로운 혈전용해제 ‘메탈라제’(성분명 테넥테플라제, tenecteplase)는 혈관내 혈전에 의해 야기된 뇌졸중을 치료하는데 있어 현재 사용되고 있는 표준치료제인 ‘액티라제’보다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2년 3월 영국 뉴캐슬 의대 연구진이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이들 두가지 약을 급성 허혈성 뇌졸중이 발생한 지 6시간 이내에 투여한 결과 테넥테플라제 투여 그룹은 알테플라제 투여 그룹보다 더 효과적으로 혈류가 복구됐으며 24시간 후 개선효과가 더 우수했다. 고단위 테넥테플라제 투여 그룹은 치료효과가 더 나았으며, 90일후에는 72%에서 심각한 장애에서 자유로워졌다. 이는 알테플라제 투여 그룹의 40%에 비해 크게 높은 것이다.
룬드벡의 혈전용해제 ‘데스모테플라제(desmoteplase)’는 발병후 최장 9시간안에 투여해도 뇌졸중 후유증 개선효과가 있는 것으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 성분은 흡혈박쥐의 침 속에 들어있는 단백질을 유전자변형시켜 만든 것으로 혈전이 쌓인 뇌졸중에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뇌출혈이 뇌경색보다 훨씬 치료예후 나빠

뇌졸중은 크게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뉜다. 국내서 뇌출혈은 영양상태 개선과 상습 폭음의 감소로 과거보다 환자가 크게 줄었으나 지금도 전체 뇌졸중의 33% 안팎으로 서구의 10%선에 비하면 월등히 높다. 뇌경색은 치료법의 종류도 많고 상대적으로 크게 발전한 반면 뇌출혈은 답보 상태이고 그나마 예후도 좋지 않다. 뇌출혈 환자의 3분의 2 정도가 발병후 6개월 이내에 사망하고 있다.
뇌출혈은 아직도 일단 환자가 안정되길 기다렸다가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머리를 열어 핏덩어리를 걷어내고 출혈 부위를 클립 등으로 묶는 지혈적인 방법을 쓴다.전문의의 빠른 결단과 시술이 후유증을 줄일 수 있는 관건이다.머릿속의 ‘시한폭탄’인 뇌동맥류는 뇌혈관 중 일부 약한 부위가 꽈리처럼 부풀어 올라 파열시 뇌출혈을 유발하는 질환이다.뇌동맥류가 터지면 약30%가 뇌출혈과 동시에 사망한다.동맥류 파열 전이나 직후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요즘엔 머리를 직접 열어 수술하지 않고 꽈리내부를 백금 코일로 채워 피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색전술이 확산되고 있다.서울성모병원의 경우 뇌동맥류 환자의 과반수가 코일색전술을 받고 있고 이 중 62%는 파열전에,나머지 38%는 파열 직후에 시술받았다.

뇌경색은 혈전용해제 투여가 일반적이며 혈관이 70%이상 좁아진 심각한 경우에는 스텐트 등을 이용한 중재술이 시행된다. 중재술은 환자의 허벅지에 3∼4㎜가량의 작은 구멍을 내고 대퇴동맥으로 카테터(도관)를 뇌혈관까지 밀어올린 후 풍선으로 좁아진 혈관을 넓히고 그 공간에 형상기억합금으로 된 스텐트(탄성형 금속그물망)를 낙하산처럼 펼쳐 뇌혈관을 지탱하게 만든다. 그동안 심장혈관에 사용돼오던 스텐트를 쭉 써왔으나 2010년 3월부터는 국내 여러 대형병원에서 뇌혈관 전용 스텐트를 도입하고 있다.
신용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뇌졸중센터 교수는 “뇌혈관은 심장혈관과 달리 미세하고 굴곡이 심해 심장용 스텐트를 쓸 경우 뇌혈관까지 도달하기 어렵거나 시술 도중 혈관이 터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국내 4개 병원에서 시행된 52건의 뇌혈관용 스텐트 시술결과 96%가 시술에 성공했고 6개월 동안 1명에서만 재발했다”고 말했다.

저체온법·확산강조영상진단법·뇌혈전분쇄기법 등 최신치료법 속속 등장

이밖에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는 최신 치료법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고해상도 MRI를 이용한 확산강조영상을 이용하면 미세하게 죽은 혈관도 하얗게 나타나 발병후 4시간 반이 지난 환자들 중에 혈전용해술이 효과가 있을지를 선별할 수 있다.
심부(深部)온도를 낮추면 뇌의 혈류요구량이 감소하고 뇌대사와 염증이 완화되면서 뇌손상을 줄일 수 있어 저체온요법이 활용되고 있다. 환자를 알코올솜으로 닦아주거나, 찬 욕조에 담가두거나, 피 자체를 차갑게 식혀 외부순환시키는 등의 방법을 쓴다.
배희준 교수는 “저체온법을 활용하면 중증 뇌졸중 환자의 혈관 재개통률이 2주후에 70%, 1년후에 80∼90%에 달하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며 “임상적 검증을 통과한다면 5년후쯤 널리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뇌혈전을 갈아 배출하는 페넘브라(Penumbra), 뇌혈전에 나선형 스크류 모양의 기구를 박은 후 체외로 끌어내리는 메르시 디바이스(Merci device)가 임상시험 중이다. 혈전을 분쇄·제거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시술 도중 연약한 인접 혈관을 손상시킬 우려가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

뇌경색 예방에는 저용량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등 권장

배 교수는 “뇌졸중은 증상이 의심되면 일단 빨리 병원을 찾아 뇌출혈인지, 뇌경색인지를 진단하고 그에 따라 적절한 초기치료를 받아 사망이나 장애 정도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2004년 1월~2008년 8월에 분당서울대병원 뇌졸중센터를 찾은 1622명의 뇌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아스피린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군(1132명, 69.8%)과 뇌경색 발생 7일 전 아스피린을 복용한 환자군(490명, 30.2%)으로 구분한 후 뇌졸중 발생 시의 증상 정도를 나타내는 조사한 결과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그룹이 증상이 상당히 경미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사용되는 대표적인 항혈소판제는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디피리다몰·트리플루살·실로스타졸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저용량의 아스피린의 복용은 혈전성 또는 색전성 뇌경색 예방에 효과적이다. 아스피린의 하루 적정 용량에 대해서는 많은 이견이 있었지만 75∼1300mg에서는 효과의 차이가 없다. 300㎎ 이상을 투여할 경우 출혈 및 위장장애의 발생이 높아지므로 300㎎ 이하가 바람직하다. 현재 하루 복용권장량은 뇌경색 예방 목적인 경우 하루 100~300㎎이다. 그러나 아스피린의 장기간 사용은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다만 그 위험도가 허혈성 뇌졸중을 예방하는 효과보다 낮으므로 권장될 수 있다.
클로피도그렐은 아스피린에 비해 뇌경색 예방 효과면에서 효과가 우월하지 않지만 당뇨병 등을 앓고 있으면서 심근경색, 뇌졸중 등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서는 재발 예방효과가 아스피린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병합요법은 뇌경색 예방 효과보다는 오히려 출혈 경향이 높아 아직까지는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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