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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 3가지, 식탁 위협
  • 정기욱 기자
  • 등록 2012-10-24 18:05:15
  • 수정 2012-11-02 14: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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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조리시 조리온도와 저장조건 등 신경쓰면 유해물질섭취 줄일 수 있어

농심의 라면스프에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돼 파장이 일고 있다.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이 불완전 연소되는 경우 생성되는 물질로 인체에 축적될 경우 암을 유발하고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환경호르몬이다. 벤조피렌은 가공식품을 만들 때 뿐만 아니라 고열로 음식을 조리할 때도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벤조피렌, 아크릴아마이드, 에틸카바메이트 등은 이런 종류의 대표적인 3가지가 발암물질이므로 발생원인, 위해성, 생성억제방법을 알아서 실천하면 좋다.

발암 유해물질에 대한 인식부터 높여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2011년 수도권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성인 남녀 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조리 공정 등에서 생성될 수 있는 유해물질에 대한 인식도는 조사대상 인원 중 5.07%, 포장용기 화학물질은 11.47%, 곰팡이독 11.81% 등의 순서로 나타냈다. 설문조사 결과에서 보듯 일반인이 쉽게 접하기 쉬운 유해물질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2011년 수도권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성인 남녀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리 공정 등에서 생성될 수 있는 유해물질에 대한 인지도가 5.07%로 가장 낮았다. 이어 포장용기 화학물질(11.47%), 곰팡이독(11.81%) 등의 순으로 유해물질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벤조피렌을 줄이기 위해선 ‘굽지’말고 ‘삶아’ 먹어야 좋아

벤조피렌(Benzopyrene)은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에 속하는 황색의 결정성 고체로 식품을 고온으로 가열할 때 생성되는 물질이다. 식품의 주성분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이 불완전 연소될 때 발생한다.
PAHs화합물의 종류에는 100가지 이상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한 종류의 화합물보다는 여러 개의 PAHs화합물이 섞여서 나타난다. 벤조피렌을 포함한 PAHs화합물들은 주로 300~600도의 온도에서 화석연료나 식물 등의 유기물이 불완전연소 될 때 생성된다.
주된 오염원은 콜타르(coal tar), 자동차 배출가스, 담배연기 등이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농산물, 어패류 등 조리·가공하지 않은 식품에도 벤조피렌이 자연적으로 소량 존재한다. 식품의 조리·가공 시 식품의 주성분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질 등이 분해돼 생성되기도 한다. PAHs화합물은 발암성 등 독성을 가지며, 물에 잘 용해되지 않기 때문에 토양·퇴적물·대기 중의 입자들과 결합해 환경에 오랜 기간 남아 있게 되므로 심각한 오염문제를 일으킨다.
벤조피렌은 잔류기간이 길고 독성도 강해 문제가 된다.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환경호르몬이면서 발암가능물질로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및 국제식량농업기구/세계보건기구합동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Joint FAO/WHO Expert Committee on Food Additives)의 위해성 평가를 위한 우선순위 목록에 포함되는 등 세계적으로 주시받는 위해물질이다. 국제암연구소는 벤조피렌을 ‘확인된 인체발암물질(carcinogenic to humans)’인 Group1에 속하는 물질로 등급을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 유해화학물질관리법 등의 발암물질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식약청은 가정에서 벤조피렌 생성을 막으려면 가정에서 숯불구이, 튀김, 볶음보다는 찌기, 삶기 등의 방법으로 조리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숯불구이의 경우 불꽃이 직접 고기에 닿지 않도록 석쇠보다 불판을 사용하고 검게 탄 부분은 제거하고 먹는다. 고기를 굽기 전에 불판을 충분히 가열한 후 구우면 벤조피렌 생성을 줄일 수 있다. 또 숯불 가까이에서 고기를 구울 때 연기를 마시지 않도록 주의한다.

아크릴아마이드는 160도 이상의 고온에서 급속도로 생성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는 고온에서 탄수화물 같은 당류가 많이 들어있는 식품과 아미노산의 한 종류인 아스파라긴이 결합할 때 생성된다. 이론적으로는 글루코스(glucose)같은 환원당류와 아스파라긴(asparagine)과 같은 아미노산이 마이야르(Maillard)반응을 일으킬 때 생긴다. 예컨대 감자, 곡류 등 탄수화물 성분 함량이 높고 상대적으로 단백질 함량이 낮은 식품을 높은 온도에서 굽거나 튀기는 방식으로 조리하거나 가공할 때 자연발생적으로 생성된다.
아크릴아마이드가 함유된 가공식품 중 쉽게 접할수 있는 음식으로는 건빵, 시리얼, 비스켓, 빵류, 프렌치후라이 등이 있다. 따라서 굽거나 튀기는 방식의 요리를 피해야 섭취를 줄일 수 있다. 120도 이하의 온도에서 음식을 조리해야 안전하다.
아크릴아마이드는 1950년대에 처음 합성돼 화학적·산업적 용도로 사용돼 왔다. 정수 또는 폐수처리시설에서 응집제로 쓰이기도 한다. 식품 중 아크릴아마이드는 2002년 처음으로 스웨덴 식품규격청에 의해 확인됐다.
식약청의 유해물질총서에 따르면 사람의 아크릴아마이드의 섭취와 여러 가지 암의 발생빈도 관련성은 연구가 진행 중이며, 현재 특별한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쥐에게 아크릴아마이드를 투여한 실험에서 쥐의 뇌, 유방, 갑상선, 내분비선 등에서 암과 종양의 발생률을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나 인체에도 안전하다고 생각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적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유럽연합(EU) 등은 아직 특정기준을 설정하지 않고 저감화를 통해 아크릴아마이드를 관리하고 있다.
식약청은 아크릴아마이드의 저감화를 위해 감자는 8도 이상의 음지에 보관하고 냉장 보관하지 않고 조리시에는 황금색 정도로만 튀기거나 구울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갈색으로 변하지 않게 조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크릴아마이드는 160도를 넘어가면 급속하게 생성된다는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에 음식조리시 160도를 넘지 않게 하고 오븐에서도 200도를 넘지 않도록 한다. 가정에서 생감자를 튀길 경우 물과 식초를 1대1의 비율로 한 혼합물에 15분간 담근다. 빵이나 시리얼 등 곡류 제품도 갈색으로 변하지 않도록 조리하고, 조리 후 갈색으로 변한 부분은 제거하고 섭취토록 한다.
현재까지 연구결과로는 아크릴아마이드가 정확히 몇 도에서 생성되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삶은 음식이나 120도 이하에서 조리된 음식에서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판매되는 음식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조리하는 음식에서도 발견되고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에틸카바메이트는 발효식품 중 장시간 저염도에서 숙성할수로 많이 발생

에틸카바메이트(Ethyl carbamate, 우레탄이라고도 불림)는 무향의 흰색 결정성 가루로 살충제, 훈증제(燻蒸劑, fumigant), 화장품 등의 용매로 사용되고 있다. 섬유의 구김 방지 공정에 사용되기도 한다. 에틸카바메이트는 공업적으로도 합성해 쓰기도 하지만 식품 저장 및 숙성과정 중에서 자연 발생해 알코올음료와 발효식품에 함유될 수도 있다. 에틸카바메이트가 존재할 수 있는 알코올성 음료 종류로는 와인, 청주, 위스키 등이 있다. 발효식품 중에는 일본식 된장(미소)과 청국장(낫토), 요구르트, 치즈, 김치, 간장 등에서 발견될 수 있다. 에틸카바메이트는 식품 저장 중에 온도가 상승하지 않도록 해야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술을 직접 담을 경우 알코올 도수가 낮은 원주를 사용하면 좋다.
에틸카바메이트의 위험성은 이미 오래전인 1943년 동물에서 발암성이 입증됐다. 1970년대 초기에는 식품과 알코올성 음료에 대한 연구에서 에틸카바메이트의 함유를 확인했다. 에틸카바메이트는 인체의 위장관과 피부를 통해 빠르게 흡수되기 때문에 단기간 일정 농도 이상 노출되면 구토, 의식불명,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신장과 간도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쥐, 햄스터, 원숭이 등 포유동물에서 발암성이 입증돼 인간에서도 발암성을 일으킬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되고 있다.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IARC)는 에틸카바메이트를 ‘발암성이 있다고 추정되는 물질(Group 2A, Probably Carcinogenic to Human)’로 분류하고 있다. 현재 국제기관·기구들은 에틸카바메이트의 대한 인체안전기준을 설정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세계적으로 에틸카바메이트 발생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식약청 역시 에틸카바메이트를 줄이기 위해 발효과정시 요소(Urea, 尿素)생산이 적은 효모사용을 권장하고 발효식품의 숙성과 보관 시 온도를 낮추는 등 식품제조 및 관리방법을 개선 중이다. 포도재배에는 질소비료를 최소화하는 등 새로운 기준을 정하고 있다.
식약청은 에틸카바메이트 생성을 줄이기 위해서 와인과 같은 발효주의 저장과 운송 중에 온도가 올라가는 것에 주의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매실주를 담글 때에는 알코올 도수가 낮은 원주를 사용해 에틸카바메이트가 생성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 에틸카바메이트가 논란이 된 대표적 사례로는 2007년 10월 수입된 와인 71가지 중 3가지를 제외한 모든 와인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권고 기준인 15ppb를 평균 7배 이상 초과한 농도의 ‘에틸카바메이트’가 검출된 것을 들 수 있다. 또 2008년 초에 대대적으로 장류, 식초류 등 여러 발효식품에 대해서 에틸카바메이트 실태조사 및 위해평가를 실시했으나 거의 미미하거나 발견되지 않았다. 김치, 요구르트, 치즈 등도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발효식품에 비해 배추김치, 간장류, 주류에는 에틸카바메이트의 함유량이 높으므로 음식조리시 재료와 저장조건에 신경쓰는 것이 좋다.
에틸카바메이트는 저장기간이 길수록, 숙성온도가 높을수록, 가열할수록 함량이 증가한다. 김치에 대한 국내 연구를 보면 숙성기간이 길수록, 염도가 낮을수록, 젓갈을 첨가할수록 비교적 높은 농도의 에틸카바메이트가 검출됐다. 하지만 이들의 상관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추가연구가 필요하다. 간장의 경우 염도가 낮을수록 더 높은 에틸카바메이트가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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