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일·정효일 연세대 교수팀 공동개발 … 암환자 전이과정 규명 기대
혈액검사만으로 암세포를 검출할 수 있는 마이크로칩(사진 아래)이 개발됐다. 김승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유방암클리닉 교수(사진 왼쪽)와 정효일 연세대 기계공학부 바이오칩 연구실 교수(사진 오른쪽)는 2년간의 공동연구 끝에 전신 전이가 없는 조기 암환자의 혈액에서 암세포가 순환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와 관련한 순환종양세포(Circulating Tumor Cell, CTC)를 검출하는 마이크로칩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마이크로칩은 수억 개의 정상 혈구에 섞여있는 10개 이하의 암세포를 분리해 내는 혁신 기술로 이 마이크로칩은 보건복지부 ‘암 정복사업’의 하나로 개발됐다. 기존 기술은 항원과 항체의 상호작용으로 암세포를 포획하는 방식이었지만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암세포 크기, 밀도 등 순수한 물리적 성질과 유체역학(수력학)을 이용해 혈액 속 순환종양세포를 연속적으로 분리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다양한 종류의 순환종양세포와 순환종양줄기세포(Circulating Cancer Stem Cell)까지 분리할 수 있어 파괴되지 않은 암세포의 분리를 통해 추후 세포배양 및 분자분석 등 암 생물학의 기초연구를 가능하게 한다. 아울러 마이크로칩을 통해 말초혈액 시료 7.5㎖ 이상 연속 처리하고, 20분 이내의 처리속도로 살아있는 암세포를 순수 분리할 수 있다.
암은 시간이 지날수록 보다 많은 암세포가 혈관을 통해 이동하며, 다른 장기로 전이돼, 사망에 이르게 하는 질병이다. 이번에 개발된 마이크로칩은 암환자의 혈액 내 암세포 유무를 측정해 향후 전이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화학항암치료 중에도 혈액 내 암세포의 증감을 관찰할 수 있고 항암 치료효과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분리한 암세포의 분자생물학적 특성까지 분석해 환자 개인별 맞춤치료의 길을 앞당기고, 암환자 사망의 원인인 전이과정을 규명하는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지난 7월 바이오센서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바이오센서&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온라인판에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