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주부들은 가족과 몰려드는 친척들을 위한 음식장만, 청소, 짐 옮기기, 설거지 등 한시도 쉴새 없이 중노동을 하기 때문에 연휴 끝에는 파김치가 되기 십상이다. 여기에 남편이나 시댁 식구까지 고생할 것을 몰라주고 서운한 말을 내뱉으면 마음의 상처가 새겨지고 우울증이 깊어지기도 한다. 주부들을 위한 명절 건강관리법을 소개한다.
물건 들 때에도 요통 생기지 않게 요령 있어야
무거운 것을 들 때에는 반드시 허리를 편 채 무릎을 굽혀서 들고, 무거운 상을 옮길 때는 가능한 둘이 함께 하는 게 바람직하다. 만약 키에 비해 싱크대가 높다면 밑받침을 활용해 높이를 맞춰야 주면 좋다. 주방에서 일할 때 싱크대와 멀리 떨어 지게 되면 자세가 구부러져 허리에 부담이 되므로 싱크대에 바짝 붙이는 것이 좋다. 가만히 서있는 것은 관절에 큰 부담이다. 가끔씩 자세를 바꾸면서 발 받침대 위에 한쪽 발씩 번갈아 올리고 일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주부에게 무릎에 가장 좋지 않은 자세는 전을 부치거나 음식을 장만할 때 취하게 되는 쪼그려 앉는 자세다. 책상다리를 하고 오래 앉아있을 경우에는 바로 일어나 무릎을 굽혔다 폈다하는 것이 오히려 무릎관절과 엉덩이(고관절)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앉은 상태에서 무릎을 곧게 편 다음 양 발목을 좌우로 가볍고 빠르게 흔들어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키고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한 후 일어서는 게 좋다.
무릎 통증 부위는 찜질이나 지압으로 풀어주면 도움이 된다. 통증이 지속되면 온찜질과 냉찜질을 해주면 좋다. 1~2주 이상 통증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도록 한다. 신동규 대구우리병원 원장은 “무릎에서 소리가 나고 아프거나, 무릎을 굽히고 펼 때 뻑뻑하고 불편한 증세가 있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시큰거리고 아프다면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60대 이상 노령자의 80%가 무릎 통증을 호소한다. 특히 고령의 주부들은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의 감소와 남자보다 넓이가 좁은 무릎관절의 특성상 무릎관절염의 발생위험이 남성의 4~5배에 달한다.
무릎관절 내 연골층은 뼈와 뼈가 직접 부딪치는 충격과 마찰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쪼그려 앉는 등 무릎관절에 무리를 주는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게 되면 점차 닳게 된다. 관절 연골에 손상을 주는 큰 외상을 입거나 가벼운 외상이 오랫동안 반복될 경우에도 퇴행성관절염이 올 수 있다. 주부들은 한가위를 맞아 가급적 탁자나 싱크대에서 음식을 장만하거나 설거지함으로써 무릎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명절증후군은 남편이 참아주는 게 현명
명절을 앞에 두거나 지낸 뒤에는 부부간 다툼이 심해지는 경우가 흔하다. 별것 아닌 일로 입씨름을 하고 내내 눈꼬리를 치뜬채 냉전을 벌이기도 한다. 서로 으르렁거리며 대치하다 누군가 먼저 걸고 넘어지면 그만 큰 싸움으로 번지고 만다. 주부들이 가장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시어머니, 설·추석에도 시댁을 찾지 않는 며느리, 처가에 발걸음도 안 하려는 사위들이 꽤 많다. 이런저런 이유로 차례상(茶禮床) 준비를 손아랫동서에게만 맡겨 버리는 얌체 형님들도 있다. 형님은 아랫동서와 조카들까지 선물을 챙기는데 빈 손으로 받을 줄만 아는 아랫동서들도 있다. 명절은 가족 구성원에 대한 섭섭함, 시어머니와의 고부갈등 잠재적 불만 등이 터져나오기 쉬운 때다. 명절 기간 부부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평소 일상에 쫓겨 덮여져 있던 고부갈등·부부문제·가족문제가 터져나오게 된다.
이를 예방하려면 추석연휴로 인한 주부의 우울함과 짜증을 남편이 잘 받아주는 게 현명하다. 연휴 마지막날에는 남편이 설거지를 해주거나 노래방·극장·공연장·고궁 등에서 다정하게 시간을 보내면 효과적이다. 아내와 함께 처가를 방문하거나, 아내가 절친한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떨게 해주는 것도 좋다. 주부의 ‘명절증후군’은 가을의 일조량 감소와 고독감으로 인한 계절성 우울증과 맞물리게 되므로 심한 우울감이 특정기간 심하게 지속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가 보기를 권한다.
피로회복에는 비타민B군 보충이 열쇠
짧은 추석 연휴 동안 집중적으로 스트레스를 겪다보면 피로를 호소하게 마련이다. 스트레스는 신체 영양분을 비효율적으로 소모시킨다. 특히 비타민B군이 부족해져 피로를 해소하지 못하고 피로가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비타민B군은 인체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필수성분이므로 부족해지면 영양분을 에너지로 충분히 전환하지 못해 체력이 떨어진다. 여기다 젖산·피루브산 같은 산성물질 농도가 쉽게 증가해 심하게 활동하지 않아도 피로감을 느낀다. 비타민B는 또 면역력을 높이는 항체 형성에 도움을 준다.원장원 경희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타민B군 중 한 가지라도 부족하면 무기력증·어깨결림·입병을 동반하는 만성피로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비타민B1(티아민)은 탄수화물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로 피로 축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며 부족하면 각기병·신경통증·무력증·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돼지고기나 해바라기씨등을 통해서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B2(리보플라빈)는 에너지 대사의 조효소의 역할을 하며 눈의 피로와 입병 개선에 효과가 있고, 부족할 경우 입과 혀의 염증이나 눈 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며, 우유·버섯·어류에 많이 들어 있다. 비타민B3(나이아신)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며, 결핍시 설사·피부염·치매의 증상을 일으킬수 있다. 참치·닭고기·쇠고기 등을 통해서 보충한다. 비타민B5(판토텐산칼슘)는 스트레스·피로 해소, 에너지 대사에 도움을 준다. 부족하면 피로·수면장애·구토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비타민B5는 버섯·브로콜리·달걀에 많이 함유돼 있다.
손끝이 건조해지고 갈라지면 주부습진 주의
추석 연휴가 지나고 손가락 끝이 가렵고 고통이 느껴진다면 ‘주부습진’을 의심해볼 수 있다. 갖가지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를 하면서 물과 세제를 접하다 보면 피부 표면의 보호막이 파괴돼 손이 건조해지고 손가락 끝, 특히 손톱 주변 피부가 얇아지거나 갈라지면서 가렵게 된다. 주부습진 초기에는 연고제와 보습제만을 발라줘도 좋으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내복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고 부신피질호르몬과 보습제가 혼합된 연고를 발라야 한다. 치료 중에는 되도록 물이나 세제가 직접 손에 닿지 않도록 하고 설거지 등을 할 때에는 면장갑을 낀 위에 고무장갑을 착용하면 좋다. 너무 뜨거운 물을 사용하지 말고, 물사용 후에는 손에 피부보호제를 발라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