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시 곤명면 금성리에 사는 이모 할아버지(74)는 4개월 전 위암 수술을 받은 후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하지만, 진주 시내에 있는 병원에 가는 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려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이날 사천시 곤명면을 찾은 서울아산병원의 의료봉사 활동으로 이모 할아버지는 수술 후 건강관리에 대한 상담을 편안히 받을 수 있었다.
“시내에 있는 종합병원에 갈려면 버스도 잘 없고, 가는 데만 1시간이 넘게 걸리니 가기가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또 할머니는 병석에 누워 있어 집을 비우기도 어렵고. 그런데 서울아산병원에서 무료진료 온다고 해서 너무 기쁜 마음으로 이렇게 달려왔습니다. 촌에 사는 늙은이를 봐주러 일부러 이렇게 먼 곳까지 와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왼쪽 눈과 입술, 손바닥 떨림 증상도 찾아와 집안일 하기도 너무 불편했다는 할아버지는 약 봉투를 가슴에 안은 채 고맙다는 말을 연신 건네었다.
서울아산병원 임직원 20여 명은 13~14일 이틀에 걸쳐 경상남도 사천시 곤명면을 찾아 의료 혜택에 소외된 마을주민 150여 명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생필품 전달과 건강강좌를 마련하는 등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정형외과,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전문의와 간호사 등으로 이루어진 20여명의 의료봉사단은 봉계리에 위치한 곤명농협에 진료소를 마련하고 마을 주민들을 따뜻하게 맞았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이어진 진료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돼 마을 잔치를 연상케 했으며, 진료 후에는 관절질환 완화법이라는 주제로 건강강좌를 열어 뜨거운 호응을 받기도 하였다. 특히 마을 주민들은 평소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복부ㆍ갑상선 초음파검사와 혈액검사, 심전도검사, 방사선검사, 소변검사 등을 통해 정밀 진단을 받을 수 있었다. 또 진료 결과에 따라 약 처방이 이뤄졌으며, 검사 결과 수술 등 입원치료가 요구되는 주민들은 서울아산병원으로 불러 정밀검사를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아산병원의 내고향 무료 순회진료 활동은 농어촌지역 출신 직원이 동료들과 함께 자신의 고향을 찾아 의료봉사와 함께 주거환경 개선이나 마을 일손 돕기,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등을 펼치는 지역 밀착형 의료봉사활동이다.
지난해 5월 경기도 이천을 시작으로 전남 진도, 충북 단양, 경남 창녕 등 현재까지 전국의 11곳을 찾은 내고향 무료순회진료 활동은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봉사활동을 기획한 허준영 서울아산병원 사회복지팀장은 “아직도 많은 곳이 의료 혜택에서 소외된 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기 쉽지 않은 소외 지역 주민들을 찾아가 그 분들의 건강증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