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진 서울아산병원 선천성심장센터 교수(사진)팀이 몸무게가 1.1㎏에 불과한 극소 저체중 미숙아의 선천성 심장병을 고난이도의 ‘개심(開心)수술’로 치료하는데 성공했다. 개심수술은 직접 심장을 열어 치료하는 수술법으로 그동안 체중이 1.2㎏ 이하인 극소 저체중 미숙아에게 시행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윤 교수팀은 우심방과 좌심방 사이의 벽에 구멍에 생겨 혈류가 새는 ‘심방중격결손’과 대동맥의 일부가 좁아져 혈액 흐름에 장애가 있는 ‘대동맥축착’을 갖고 태어난 생후 13일된 극소 저체중 미숙아(1180g)에게 개심수술을 시행해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의료진에 따르면 이번에 수술받은 아이는 지난 8월 9일 임신 34주5일(임신 243일)만에 일란성 쌍둥이 중 둘째로 태어났다. 하지만 태어날 당시 몸무게가 불과 1050g 밖에 되지 않는 극소 저체중에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심장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보통 신생아 체중이 1500g 이하면 수술의 위험성 때문에 수술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아이의 경우 선천성 심장질환인 심방중격결손과 대동맥축착 때문에 하루빨리 수술하지 않으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산전 진단과 철저한 사전 수술계획 등을 통해 지난 8월 22일 성공적으로 개심수술이 이뤄졌다.
개심수술이 어려운 것은 심장을 절개해 심방이나 심실을 밖으로 노출시킨 상태에서 피를 환자의 몸 밖으로 순환시키고, 산소를 계속 공급해주기 위해 인공심폐장치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자칫 출혈이 과다하거나 산소 공급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으면 환자의 생명을 담보하기 어렵다.
수술 후 집중치료를 받은 아이는 현재 기계도움 없이도 스스로 숨을 쉬고 젖병을 빠는 등 나날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병원 측은 이번 수술 성공으로 1200g 이하 극소 저체중 미숙아의 개심수술에 대한 안전성과 기술력이 입증됨에 따라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들과 그 가족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윤태진 교수는 “극소 저체중아의 복잡한 심장질환도 성공적으로 치료가 가능해진 만큼 앞으로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태아의 산모들도 불안과 걱정 없이 분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