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의 수도권 편중현상으로 수도권으로의 환자 이동이 크게 늘면서 수도권 환자 집중문제가 한국 의료전달체계의 문제점 중 하나로 작용하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사진)은 23일 ‘의료전달체계의 문제점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최근 인구 노령화와 만성질환자 증가 등으로 국민의료비가 급증하고 있다”며 “한국의 건강보험제도를 포함한 보건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의료전달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서울지역 종합병원(상급종합 포함)을 이용한 외래 환자비율은 2002년에 비해 2010년 인천, 광주, 전남, 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증가한 가운데 각 지역별로 적게는 9.5%, 많게는 39.4%까지 서울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자원 편중으로 인한 수도권 환자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병인 암 환자의 수도권 집중현상도 두드러졌다. 암환자의 경우 서울소재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한 비율은 지역에 따라 변동의 양상이 조금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이용비율이 높았다.
오 연구위원은 “서울지역 암환자 집중현상을 개선하는 방안으로 응급의료를 포함한 필수의료와 함께 증가하는 암 환자의 의료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경제적 측면을 고려한 지역별 의료자원의 배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든 지역에 암센터를 설치하는 것은 경제적 측면, 효율적인 의료자원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타당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의료전달체계의 문제점으로는 △의료시설의 대형화 등 고급화 경쟁으로 의료기관간 병상과 고가의료장비 보유경쟁 심화 △의료자원 공급과잉과 과당경쟁으로 비효율적인 진료현상 심화 등이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