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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 중 찾아오는 ‘불면’ 다스리는 법 … 스트레스로 무너진 수면리듬 복원해야
  • 유소영 서울시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등록 2026-01-30 10: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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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면은 ‘의지’가 아니라 ‘리듬’의 문제 … 빛, 체온, 호르몬, 활동량 등 4요소 맞아떨어지게 노력해야

“누우면 잠이 안 옵니다.” “자다 깨면 다시 잠들 수가 없어요.” “꿈만 계속 꾸다 아침을 맞는 느낌입니다.”

 

암 환자에게 불면증이 더 흔하다. 연구에 따르면 일반 성인의 약 20%, 65세 이상에서는 3명 중 1명이 불면을 겪는다. 반면 암 환자는 이 비율은 훨씬 높아져, 많게는 절반 이상이 수면 문제를 경험한다.

 

암의 종류나 병기, 치료 단계와 무관하게 ‘암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강력한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치료에 대한 불안, 재발에 대한 걱정, 통증이나 오심 같은 신체증상, 활동량 감소, 우울감과 무력감이 겹치며 수면 리듬이 쉽게 무너지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불면이 의지나 성격의 문제로 비롯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가 예민해서”, “마음이 약해서” 생긴 문제가 아니다. 암 치료 과정에서 매우 흔하고, 충분히 설명 가능한 반응이다. 

 

불면증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모습은 아니다. 진료실에서 환자가 “잠을 못 잔다”고 물으면 “어떻게 못 주무시나요?”라고 되묻는다. 

 

어떤 환자는 잠자리에 누운 뒤 몇 시간씩 뒤척이다 새벽이 되어서야 잠이 든다. 어떤 환자는 잠들긴 하지만 새벽마다 자주 깨 깊은 잠을 유지하지 못한다. 새벽 2~3시에 눈이 떠진 뒤 아침까지 다시 잠들지 못하는 환자도 있다. 

 

이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 잠들기 어려운 문제인지, 잠을 유지하지 못하는 문제인지, 너무 이르게 잠에서 깨는 문제인지에 따라 접근 방법과 치료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전엔 정말 잘 잤는데요” “젊었을 땐 머리만 대면 바로 잤어요” “꿈도 안 꾸고 아침까지 푹 잤는데요” 이런 말들은 틀리지 않았다. 다만 지금의 수면을 과거의 수면과 그대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면을 더 힘들게 만들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깊은 수면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수면은 얕아진다. 이는 병이 아니라 생리적인 변화다.

 

특히 수면을 돕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나이가 들수록 분비량이 크게 감소한다. 예전처럼 “몸이 알아서 잠을 잘 자게 해주는 상태”를 기대하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지금의 수면은 의식적인 관리와 조정이 필요한 단계에 들어섰다고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밤새 꿈만 꿔서 한숨도 못 잤어요”는 정말일까요? 이렇게 말하는 환자 중 실제로 잠을 전혀 못 잔 경우는 거의 없다. 수면은 한 번에 깊게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라, 깊은 수면과 얕은 수면이 반복되는 파동 구조를 가지는데, 꿈은 주로 얕은 수면 단계에서 생생하게 기억되므로 얕은 잠을 잔 것이다. 깊은 수면에서 깨어나면 오히려 꿈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즉 “꿈을 많이 기억한다”는 것은 잠을 전혀 못 잤다는 뜻이 아니라, 얕은 수면 단계에서 깨어났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들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밤새 하나도 못 잤다”는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잠은 노력해서 억지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자고 싶은 힘(수면 압력)’과 ‘깨어 있으려는 힘(각성 신호)’이 적절히 맞물릴 때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잠을 못 잔다고 해서 모든 것이 망가지는 것은 아니다. 하루, 이틀, 또는 며칠 잠을 못 잔다고 해서 암이 재발하거나 면역력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잠에 대한 과도한 걱정은 오히려 불면을 악화시킨다. 목표는 ‘완벽한 숙면’이 아니라, 현재의 몸 상태에서 가능한 가장 안정적인 리듬을 만드는 것이다.

 

수면 리듬을 조절하는 핵심 요소는 4가지다. 빛, 체온, 호르몬, 활동량이다. 젊을 때에는 4가지 요소가 자동으로 잘 맞아떨어지지만, 나이가 들거나 질병을 겪으면 이 균형이 쉽게 흐트러진다. 그래서 불면증 치료의 핵심은 이 리듬을 다시 ‘정렬’해 주는 데 있다.

 

불면증 치료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관리와 비슷하다. 생활습관 조정이 기본이고, 필요할 경우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가장 중요한 원칙 몇 가지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침대는 ‘자는 곳’으로만 사용하세요.

잠이 안 온 채로 침대에 오래 누워 있는 습관은 불면을 고착화시킨다. 20분 이상 잠이 오지 않으면 잠시 침대를 벗어나는 게 도움이 된다.

 

△기상 시간은 매일 일정하게 유지하세요.

전날 잠을 설쳤다고 늦잠으로 보충하려 하면 리듬은 더 깨진다.

 

△낮잠은 15분 이내로 제한하세요.

길어진 낮잠은 밤잠을 방해한다.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은 멀리 두세요.

빛과 정보 자극은 뇌를 깨운다. 꼭 필요하다면 소리만 들으세요.

 

△술은 수면을 돕지 않습니다.

잠드는 데는 도움이 되는 것처럼 느껴져도, 수면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린다.

 

수면제, 무조건 피해야 할까요?

 

중독, 내성, 평생 끊지 못할까 하는 불안 때문에 수면제를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필요한 상황에서, 처방된 용법을 지켜 사용하는 수면제는 치료의 한 부분이다.

 

중요한 것은 임의로 용량을 늘리거나, 갑자기 끊지 않는 것이다. 수면제는 필요할 때 ‘지팡이’처럼 사용하는 도구이지, 문제의 본질은 아니다. 끊을 때도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 서서히 조절해야 한다. 

 

반면 검증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이나 해외 직구 수면 제품은 내용을 충분히 확인하고 사용해야 한다. 성분이 불명확하거나, 의약품 성분이 섞여 있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잠은 다시 배울 수 있고, 조정할 수 있다. 혼자서 버티지 말고 필요할 때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기 바란다. 불면은 충분히 다룰 수 있는 문제다.  유소영 서울시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유소영 서울시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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