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기반 글로벌 제약기업 바슈헬스(Bausch Health)는 주요 제품인 ‘지팍산’(Xifaxan, 성분명 리팍시민) 무정형-고체 가용 분산체(amorphous solid soluble dispersion(SSD))라는 신규 제형의 3상에서 실패했다.
비정형 SSD는 고분자 매트릭스 내에 분산된 고에너지 비정형 형태의 성분을 장착함으로써 수용성이 낮은 약물의 생체이용률을 향상시킨다. 이를 통해 용해도 향상, 빠른 용해, 고분자 안정화를 통한 물리적 안정성 증가, 위장관 내 과포화 상태 유지 등을 유도한다. 빨리 용해되면서도 지속시간이 긴 효과를 노릴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유효성분을 담체에 담아 물에 녹여 거친 현탁액을 만든 다음 젖은 상태에서 구슬 모양의 입자를 갈아 나노 수준의 현탁액으로 만든 다음 분사하면서 건조시켜 만든다.
바슈헬스는 간경변증 성인 환자에서 간성 뇌증 1차 예방을 위한 무정형-리팍시민 고체 가용 분산체(SSD)를 평가한 3상 ‘RED-C’ 임상 결과를 지난 23일(미국 현지시각) 발표했다.
RED-C 프로그램은 17개국에서 1000명 이상의 환자가 참여한 2건의 글로벌, 피험자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 방식 3상으로 구성됐다. 이들 임상은 간성 뇌증 병력이 없는 간경변증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첫 번째 간성 뇌증 발생을 지연시키기 위한 리팍시민 SSD의 효과를 평가했다. 2건의 임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은 확인됐지만 1차 평가지표는 충족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경변증은 말기 간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질환이 진행될 경우 간성 뇌증, 황달, 심한 복수, 정맥류 출혈 등이 나타난다.
바슈헬스의 토마스 아피오(Thomas Appio) 최고경영자는 “현재 간성 뇌증 예방을 위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와 실망했다”며 “잠재적인 새로운 개발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전체 데이터세트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팍산은 200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여행자 설사 치료제로 처음 승인 받은 경구용 항생제다. 이후 2010년에는 진행성 간 질환 환자의 현성 간성 뇌증(overt hepatic encephalopathy, OHE) 재발 감소를 위한 치료제로, 2015년에는 설사형 과민성 장증후군(IBS-D) 치료제로 추가 승인을 받았다.
아피오 CEO는 최근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리팍시민 SSD가 기존 현성(現性, overt, 명백한, 이미 발병한) 간성 뇌증 적응증보다 최소 3배 이상 큰 환자 집단(아직 첫 번째 간성 뇌증을 겪지 않은 간질환 환자의 현성 간성 뇌증예방)을 대상으로 하며, 2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피오는 미국 내 OHE를 아직 경험하지 않은 간질환 환자가 190만명에 달한다고 추산한 바 있다.
지팍산은 OHE의 재발 감소라는 미국내 적응증을 갖고 있지만 바슈헬스는 새로운 제형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1차 간성 뇌증 예방 목적으로 개발하려 했지만 이번 3상 실패로 무산될 위기를 맞게 됐다.
이번 임상 실패로 바슈헬스는 지난해 듀렉트코퍼레이션(DURECT Corporation)을 6300만달러에 인수하며 획득한 알코올성간염 치료제 후보물질 라르수코스테롤(larsucosterol)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게 됐다. 라르수코스테롤은 조만간 알코올성 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서 리팍시민은 ‘노르믹스’라는 상품으로 삼오제약이 이탈리아 알파바셀만으로부터 독점 수입, 한올바이오파마를 통해 유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