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의학원-레이메드 기술실시계약 체결식 기념사진.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암 치료에 쓰이는 방사성의약품의 핵심 능력인 ‘표적 결합력’을 인공지능(AI)으로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해 방사성의약품 전문기업 ㈜레이메드에 이전함으로써 상용화를 앞두게 됐다.
방사성의약품은 약물 부분과 방사성동위원소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약물은 암세포 등 특정 질병 부위의 단백질에 정확히 결합해 표적을 유도하고, 방사성동위원소는 방사선을 방출해 질병 세포를 공격한다. ‘표적 결합력’은 방사성의약품이 얼마나 정확하게 환부에 붙어 효과적으로 치료하는지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기존에는 수많은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일일이 실험을 반복해야 했기에 신약 개발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다. 이에 우상근 한국원자력의학원 박사 연구팀은 약물 유도체 후보물질과 방사성동위원소의 특성, 암 세포 및 단백질 결합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방사성의약품의 암세포 결합력을 예측하는 세계 최초의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90만 개 이상의 후보물질과 20여 종의 방사성동위원소, 1900여 종의 암세포 및 정상세포 단백질 결합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단백질에 잘 결합하는 후보물질을 선별하는 원리다.
2023년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방사성의약품 단백질 결합 친화도 예측 인공지능 기술 개발’로 2023년 12월에 국내 특허 출원됐으며, 기술 이전을 통해 신약 개발 기간과 비용 절감은 물론 혁신적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진경 한국원자력의학원장은 “이번 기술이 다양한 방사성의약품 개발을 가속화해 난치성 질환에 대한 정밀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공하며 국민 건강 증진과 국내외 산업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전경
서울대병원이 국내 최초로 국제 학회 ERAS® Society로부터 ‘ERAS® Qualified Center’ 공식 지정을 받으며 수술 치료의 패러다임을 근거 기반 체계로 전환하고 환자 회복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ERAS(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는 과학적 근거에 따라 수술 환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글로벌 표준 프로그램으로, 서울대병원은 이를 임상에 성공적으로 적용해 수술 후 회복을 개선하고 재원일수를 단축하는 성과를 입증했다. 이에 따라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에서는 여섯 번째로 ERAS 인증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ERAS는 전통적인 장시간 금식, 침상 안정, 마약성 진통제 중심의 통증 관리 등 기존 수술 후 관리법을 수술 전후 준비, 통증 관리, 영양, 조기 운동 등 과학적으로 입증된 최선의 치료법으로 대체해 수술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빠른 회복을 돕는다.
특히 고령 환자와 복합 질환자가 증가하는 현실에서 수술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중요한 전략으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도입이 제한적이고 다학제 협력체계 및 품질 관리 시스템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서울대병원은 1년 반 동안 스웨덴 Encare사의 ERAS 공식 수행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외과, 마취통증의학과, 간호과, 급식영양과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팀이 협력해 한국 환자 환경에 맞는 회복 프로토콜을 개발해 임상에 적용했다.
대장암 수술을 중심으로 수술 전 탄수화물 음료 복용을 포함한 금식 최소화, 마약성 진통제 사용을 줄이는 다중진통법, 조기 보행, 카테터 조기 제거 등 핵심 전략을 일관되게 적용해 수술 후 회복의 질을 유지하면서 재원일수를 의미 있게 단축했다.
ERAS® 공식 수행 프로그램 이수 기간 동안 수술 후 재원일수(파란색 막대)와 ERAS 프로그램 수행률(초록색 선)
ERAS 프로토콜 이행률과 환자 회복 지표, 재원일수 등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며 ERAS Society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프로그램 이수 기간 동안 수술 후 재원일수는 평균 5일에서 3일로 줄었고, 심각한 합병증 발생률과 중환자실 입원율, 재수술율은 모두 0%로 감소했다.
퇴원 후 재입원율 역시 5.3%에서 1.6%로 크게 줄어 ERAS 프로그램의 실질적 효과를 입증했다. 이는 단순 인증을 넘어 국내 임상 현장에서 ERAS 효과를 구체적으로 증명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서울대병원은 대장암 수술뿐 아니라 다양한 외과 수술에 ERAS 프로그램을 적용하거나 도입을 준비 중이며, 향후 ERAS® Center of Excellence 승격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국내외 의료기관과 협력하며 교육을 통해 ERAS 확산과 수술 관리 품질 향상을 선도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총괄한 정승용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이번 지정은 단순한 국제 인증을 넘어 수술 환자가 보다 안전하고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의미가 있다”며 “다른 외과 영역으로의 ERAS 적용 확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실행을 주도한 이호진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도 “다양한 부서 간 긴밀한 협력이 성과의 원동력”이라며 “근거 기반 수술 전후 관리 시스템을 지속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강동경희대병원 전경
강동경희대병원이 국토교통부 주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지원 아래 진행되는 『2025년 스마트+ 빌딩 핵심기술 개발사업』에서 로봇 친화형 스마트병원 실증기관으로 최종 선정됐다. 총사업비 203억 원 규모의 국가 대형 R&D 과제로, 강동경희대병원은 2026년부터 본격적인 실증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로봇이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최적의 건축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병원 및 공공시설에 적용해 실제 환경에서 실증하는 범부처 융합형 기술개발 프로젝트다. 병원 내 로봇의 자율적 운영을 위해 설계·시공·운영 기술을 통합하는 것이 핵심이며, 황경은 경희대 건축공학과 교수가 연구책임자로 참여해 병원·건축·로봇 산업 간 협업 기반 기술 통합을 주도한다.
강동경희대병원은 본관을 대상으로 자율주행 약품·검체 이송 로봇, 청소·방역 로봇, 안내 로봇, 폐기물 운반 로봇 등 총 6종의 로봇을 실제 병원 환경에 도입할 계획이다.
병동의 좁은 복도, 환자와 보호자 혼잡, 엘리베이터 공유 등 다양한 물리적 제약 속에서도 로봇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공간 구조와 시스템을 최적화해 로봇 운영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실증한다. 이 실증연구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 간 진행되며, 강동경희대병원은 2023년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개발 지원사업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이번 과제를 통해 병원 내 로봇 운영의 기술적·제도적 모델을 제시하고, 로봇 친화형 스마트병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나아가 로봇 친화형 스마트빌딩 모델이 전국 의료기관과 공공건축물로 확산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제 선정 발표 현장에 참석한 이우인 강동경희대병원장은 “이번 과제는 강동경희대병원이 추진해온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의 연장선이며, 실제 임상 환경에서 로봇이 작동하는 국내 최초의 로봇 친화형 스마트병원 모델 구현이라는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의정부을지대병원이 3차원 자동유방초음파 장비를 도입했다.
의정부을지대병원이 유방암 진단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3차원 자동유방초음파 장비를 도입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28일 밝혔다.
이 장비는 여성 체형에 맞춘 전동식 탐촉자가 유방 전체를 자동으로 스캔해 3차원 영상을 생성하며, 기존 단면 영상 중심 검사보다 더 정확하고 입체적인 영상 정보를 제공해 의료진의 진단을 돕는다. 특히 한 번의 검사로 종양의 유무, 위치, 크기, 조직 특성까지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어 진단 정확도가 높고, 치밀유방 여성의 유방암 조기 진단에도 효과적이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자동유방초음파 검사를 유방촬영술과 병행할 경우 암을 포함한 이상 조직 발견 확률이 평균 2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장비는 탐촉자가 일정한 압력으로 유방을 자동 스캔해 검사 시 통증이 적고, 검사자에 따른 정확도 편차도 최소화할 수 있다. 검사 시간도 10분 내외로 짧아 빠르고 부담 없이 검진할 수 있어 환자 만족도도 높다.
병원 관계자는 “자동유방초음파 장비 도입으로 유방암 조기 진단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여성 환자들이 안심하고 검사받을 수 있는 차별화된 정밀 진단 체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