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상, 이다용 서울시 보라매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은 20년에 걸쳐 수행한 임상 연구를 통해 고령 여성의 중증 골반장기탈출증 치료에 질폐쇄술(Le Fort partial colpocleisis)이 효과적이고 안전함을 입증한 연구결과를 22일 내놨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자궁, 방광, 직장 등 골반 내 장기가 질 밖으로 탈출하는 질환으로, 폐경기 이후 여성에서 주로 발생한다. 평균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률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단순한 신체적 불편함을 넘어 외음부 불편감, 자존감 저하 등 심리적 악영향을 끼쳐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린다.
현재 골반장기탈출증의 치료법에는 ‘페사리’(pessary) 삽입과 같은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다. 그러나 페사리는 질내에 이물질을 상시 거치해야 하며, 감염 위험과 정기적인 관리 등 부담이 따른다. 수술적 치료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지만, 고령이면서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을 동반한 환자에게는 마취나 수술 부담으로 인해 적용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질폐쇄술’이 제시되고 있으나, 국내에서의 임상 데이터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이택상 교수는 2006~2025년에 총 20년에 걸쳐 질폐쇄술을 시행한 환자 81명의 수술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86.4%가 70세 이상 고령이었으며, 85.2%는 수술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저질환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반장기탈출증 교정률은 96.3%에 달했으며, 증상 재발은 단 3건에 불과했다. 수술 후 심각한 합병증 사례는 관찰되지 않았고, 환자만족도는 98.4%에 이를 만큼 매우 높았다.
이번 연구는 단일 외과의사에 의해 시행된 20년간의 누적 경험을 토대로 한 만큼, 임상적 신뢰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수술을 기피하는 고령 여성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 현장의 실제 적용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택상(왼쪽), 이다용 서울시 보라매병원 산부인과 교수 이택상 교수는 “노령 여성 인구의 꾸준한 증가로 골반장기탈출증으로 고통받으면서도 드러내기를 주저하거나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경험 많은 집도의에 의한 수술적 치료는 심각한 합병증 없이 높은 성공률과 만족도를 보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상담과 치료를 통해 여성의 노년기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고령 여성의 골반장기탈출증에 대한 질폐쇄술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국내에서 장기 추적한 보기 드문 사례로, 향후 치료 가이드라인 정립에도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IF=3.0) 2025년 제14권 제9호(Vol. 14, Issue 9)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