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은 초기에는 자각 증상을 느끼기 쉽지 않아 대부분 말기 (3~4기)에 진단이 된다. 말기 난소암은 재발률이 높고, 재발을 거듭할수록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재발 예측이 중요하다.
최윤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부인암센터 산부인과 교수(공동교신저자) 연구팀이 난소암이 재발한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검사와 공간전사체(Spatial Transcriptomics) 유전체 분석을 통합해 새로운 난소암 재발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28일 밝혔다.
공간전사체 기술은 세포의 유전자 발현 정보를 조직 내 공간적 위치와 함께 분석하는 첨단 생명공학 기법으로 암과 같은 복잡한 질환에서 세포 간 상호작용을 규명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연구팀은 난소암 중 재발이 많은 고등급 장액성 난소암 환자 8명을 재발과 재발되지 않은 환자로 나누어 조사했다.
장액성 난소암은 난소암의 80%를 차지하는 상피성종양의 5가지 아형 중 하나로, 맑은 액체(장액)을 분비한다. 장액성 난소암은 고등급(High-grade)과 저등급(Low-grade)으로 나뉘는데, 대부분이 고등급 장액성 난소암이다. 고등급 장액성 난소암은 부인암 중 가장 치명적인 악성 종양으로 10년 생존율이 30% 미만이며, 80%의 환자는 재발되기 때문에 재발을 일으키는 인자로 지목돼 있다.
수술 전 CT영상 검사 결과 양측성 난소암, 난소암 크기가 7.8 cm 이상일 경우, 결절성 복막 전이, 결장 옆 고랑의 복막 전이, 광범위한 복막 전이 위치, 복막의 비후 정도에 따라 공간전사체 검사에서 유전자의 발현 차이가 확인됐다.
재발이 있는 환자군과 재발이 없는 환자군을 비교한 분석 결과, 염증 반응조절(NF-κB를 통한 TNF-α 신호)과 세포질의 산화적 인산화 경로(세포 내 에너지 생성 과정)가 재발에 기여하는 주요 요인으로 밝혀졌다.
재발이 없는 환자군에서는 PTGDS 유전자가 적게 발현되면 좋은 예후를 나타내는 지표로 확인됐고, 수술 전 CT에서 복막 전이의 범위가 적은 것과도 관련이 있었다.
또 화학주성 관련 마커(chemotaxis-related marker)인 CXCL14, NTN4와 면역 조절 관련 마커(immune-modulateion-related marker)인 DAPL1, RNASE1가 좋은 예후 인자로 확인됐다. 이들 마커는 공간전사체 검사 및 방사선유전체 분석을 통해 재발 가능성이 낮은 환자군에서 나타나는 특징적인 요소들로 밝혀졌다.
최윤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왼쪽), 윤서연 영상의학과 교수
최윤진 교수는 “이번 연구가 재발 가능성을 예측하고, 환자 개인에 최적화된 맞춤형 치료계획을 수립하며, 바이오마커를 표적하는 신약 개발에 활용되길 기대한다”며 “난소암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교신저자는 한미령 인천대 생명과학과 교수, 공동1저자는 주혜연 인천대 학생, 윤서연 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다. 연구결과는 개인맞춤의학 및 바이오마커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Biomarker Research’(IF=9.5)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