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척추·관절 중점진료 종합병원인 서울 강남베드로병원의 신경외과·신경과 협진 의료진이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MCI) 개선에 빛을 이용한 ‘광치료’(경두개 광생체변조, transcranial photo bio modulation, t-PBM)이 효과적이라는 임상연구 결과를 국제학회에 공개했다. 기존 약물 중심 치료법을 뛰어넘는 새로운 치료의 장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강남베드로병원 의료진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서 개최된 ECNN 2025 학술대회에서 ‘우수구연상’을 받고 있다.
이 병원 윤강준, 하상수 신경외과 전문의팀은 지난 1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제3회 유럽 신경학 및 뇌 질환 학회’(ECNN)'에 참가, 연구내용을 소개했다. 올해 ECNN은 ‘뇌와 정신 건강: 신경학과 정신의학의 미래 탐색’ (Brain and Mental Health: Navigating the Future of Neurology and Psychiatry)을 주제로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뇌졸중 등 다양한 뇌 질환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 및 해결책을 중점적으로 조명했다.
강남베드로병원 연구팀은 이번 학회에서 광치료 기법을 다룬 임상연구를 유일하게 발표해 우수구연상(Best Oral Presentation)을 수상했다.
연구팀이 발표한 ‘광생체변조 기술’은 뉴로모듈레이션 (neuro modulation) 기법의 한 종류로, 신경계와 면역계를 조절하는 비침습적 신경조절 신기술이다. 근적외선이 뇌 피질에 강력하게 침투해 뇌세포 미토콘드리아에서의 ATP 생산 및 국소적 뇌 혈류 증가를 촉진한다. 이는 죽어가는 세포나 조직을 활성화시키고 궁극적으로 치유하는 기전을 가진다. 약물이나 수술적 요법 없이 비침습적 치료가 가능한데다 적응증이 광범위한 만큼, 세계적으로도 혁신적인 뇌신경 질환 치료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MCI 환자(인지기능은 저하됐지만 치매로 진행되기 전 단계) 26명(만 55~90세)을 대상으로 12주에 걸쳐 주 배외측 전전두엽에 808nm 파장의 근적외선을 6회 조사하는 t-PBM 치료를 진행했다. 치료는 각 환자의 가정에서 개인용 의료기기를 통해 이뤄졌다. 연구팀은 7주차, 13주차 두 차례에 걸쳐 인지 기능 변화 및 개선 효과를 측정했다.
그 결과 환자들은 한국형 몬트리올 인지평가 (K-MoCA)와 한국형 간이정신상태검사(K-MMSE) 모두에서 위약군 대비 유의미한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보였다. 특히 심각한 임상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좋은 치료법임이 입증됐다
특히 가정에서 적용 가능한 홈 웨어러블 (home-wearable) 의료기기로 활용이 가능한 만큼, 병원 방문이 여의치 않은 고령 환자들의 정기적 치료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하상수 신경외과 원장은 “간단하게 기기를 착용하고 두피에 빛을 비추는 것만으로도 임상적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향후 MCI 환자가 알츠하이머병으로 이행하는 것을 늦추거나 예방하기 위한 목적의 가정용 의료기기로 사용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파킨슨병 및 치매 전반, 기타 신경계 및 정신 질환 치료로의 확장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덧붙였다.
윤강준 강남베드로병원 대표원장은 “초고령화사회 진입을 앞두고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치매 예방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뇌질환 분야의 치료 혁신을 이끌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