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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발골수종 약물치료, 치료 초기에 혁신약물 급여 적용 투여해야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10-31 11: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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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창기 서울성모병원 교수 ‘얀센 마스터클래스’ 기자간담회서 제안
  • 5년 생존율, 서구 선진국은 60%대, 한국은 50% 불과한 원인 제공
  • 단일클론항체, 이중특이항체, CAR-T 등 기존 치료제보다 생존율 10% 이상 향상시켜

빈번한 재발과 치료 차수가 증가할 때마다 변이가 누적되는 특징을 가진 ‘다발골수종’(다발성골수종, Multiple Myeloma, MM) 치료를 위해 약효가 향상된 혁신치료제를 초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향상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민창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지난 28일 한국얀센(존슨앤드존슨 제약사업 부문)이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마스터 클래스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 5년 생존율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10% 정도 떨어지고 있다”며 “좋은 효과를 가진 치료제 급여 적용이 앞당겨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지난 30년간 의사로서 경험한 바로는 신약이 출시되고 2~3년 지나면 생존율이 10% 정도 오르고, 이후 새로운 신약이 나오면 다시 10% 정도 생존율이 오르는 양상을 보였다“며 ”서양에 비해 우리나라 생존율이 낮은 원인의 90% 이상이 치료제 도입이 늦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예컨대 “1990년대 조혈모세포이식을 도입했을 때 1980년대에 비해 10~15% 정도 생존율이 올랐고, 2000년대 초반에는 면역조절제나 프로테아좀억제제를 쓰면서 또 10~15% 향상됐다”며 “다발골수종 항암 치료는 기본적으로 수술, 방사선을 동원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항암제를 쓰느냐에 따라 생존율이 95% 이상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효과적인 치료제를 빨리 도입하면 재발을 줄이면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치료비용도 더 줄일 수 있어 글로벌 최신 표준요법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발골수종은 골수에서 세포를 만드는 형질세포(B세포의 한 종류)가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증식하는 희귀질환이다. 비호지킨림프종, 만성골수성백혈병에 이어 발생률이 높은 3대 혈액암이다. 골수종 세포는 종양을 만들고 골수 기능을 약화시켜 뼈를 녹인다. 이로 인해 골다공증과 고칼슘혈증, 신장염 등이 유발된다. 또 골수를 침범해 백혈구·적혈구·혈소판 수치를 감소시켜 빈혈·감염·출혈 위험을 높인다.

   

다발골수종에는 △세포독성항암제(사이클로포스포마이드, 멜팔란, 독소루비신, 빈크리스틴, 벤다무스틴) 一스테로이드(덱사메타손, 프레드니솔론) △단백분해효소 억제제(proteasome inhibitor: 보르테조밉, 카필조밉, 익사조밉) △면역조절억제제(탈리도마이드, 레날리도마이드, 포말리도마이드) △단일클론항체(다라투무맙, 엘로투맙) △이중특이항체(테클리스타맙, 탈쿠에타맙, 엘란나타맙) △CAR-T(실타캅타진, 아데캅타진) 등의 치료제가 쓰인다.

   

얀센의 경우 단백분해효소 억제제(proteasome inhibitor, PI) ‘벨케이드주’(Velcade 성분명 보르테조밉, bortezomib), 항-CD38 단일클론항체인 ‘다잘렉스주’(Darzalex, 성분명 다라투무맙, daratumumab, 정맥주입)와 그 개량형인 ‘다잘렉스피하주사’(일명 Darzalex Faspro, 성분명 다라투무맙·히알루로니다제-fihj, daratumumab·hyaluronidase-fihj), 이중특이항체인 ‘텍베일리주’(Tecvayli, 성분명 테클리스타맙-cqyv, teclistamab-cqyv)와 ‘탈에비주’(Talvey, 성분명 탈쿠에타맙-tgvs, talquestamab), CAR-T 치료제 ‘카빅티주’(Carvykti 성분명 실타캅타진 오토류셀, ciltacabtagene autoleucel) 등을 보유하고 있다. 

   

다발골수종 치료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고령화로 환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7년 7063명이던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는 2023년 1만1219명으로 증가했고, 평균 연령이 67~68세인 질환의 특성상 베이비붐 세대(현재 50대 후반 및 60대 초반)가 앞으로 이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민 교수는 향후 10년간 지금보다 환자 수가 50%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재발이 잦고 재발할 때마다 치료효과 유지기간이 짧아진다는 것이다. 혈액암 중에서도 림프종, 백혈병은 약물치료 효과가 오래 유지되고, 조혈모세포이식 치료법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다. 반면 다발골수종은 만성적으로 진행하면서 많은 환자가 재발 공포를 겪는다. 

   

이에 따라 다발골수종 1차 치료를 받는 환자는 95%에 달하지만 4차는 15%, 5차는 1%로 줄어든다. 재발할수록 증세는 악화되고, 변이가 증가하며, 합병증이 동반돼 치료 의지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다발골수종을 일으키는 마커인 M단백은 약물의 치료 차수가 올라감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재발과 완화가 반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00년대 들어 다발골수종에선 면역조절억제제와 프로테아좀억제제가 등장했고, 이후 단일클론항체, 이중특이항체, CAR-T 등의 신약이 개발하면서 치료효과가 개선되고 있다. 

   

재발성 및 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7.4개월(중앙값) 추적 관찰한 결과, D-Vd(다라투맙+보르테조밉+덱사메타손) 투여군의 12개월차 무진행생존율(PFS)은 60.7%로, 대조군인 VD(보르테조밉+덱사메타손) 투여군 26.9%보다 길었다. 다라투맙(다잘렉스)은 다발골수종 세포 표면에 과발현 돼있는 표면 당단백질인 CD-38을 타깃하는 인간 단일클론항체로 기존 병용요법의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 3차 이상 치료를 받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의 객관적반응률(ORR)은 30%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고, PFS 중앙값은 4.6개월,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12.4개월로 기대여명이 짧고 나쁜 예후를 보였다.

   

이중특이항체인 얀센의 텍베일리(테클리스타맙), 화이자의 엘렉스피오(엘라나타맙)는 최근 4~5년 사이에 개발되면서 괄목할 만한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텍베일리는 세포 성숙항원(B-cell maturation antigen·BCMA)과 T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CD3 수용체에 결합하는 이중 특이항체다. 3차 치료를 마친 환자에서도 '매우 좋은 부분 관해‘(Very good partial response, VGPR)를 보인 경우 2년 이상 생존할 수 있다. 기존 약제 가운데 두 번 이상 재발하고도 이런 수명 연장 효과를 보인 경우는 전무했다. 

   

텍베일리의 1/2 임상인 'MajesTEC-1' 단일군 연구 결과, 14.1개월 추적관찰 시점 ORR은 63%(CR(완전관해) 46.1%, VGPR(매우 좋은 부분관해) 59.4%), 30.4개월 추적관찰 시점 반응지속기간(DOR)은 18.4개월(95% CI, 14.9-NE)로 나타났다, 

   

이런 다발골수종 신약의 국내 허가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5년 생존율이 선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62%(2015~2019년), 미국 61%(2014~2020년) 등에 비해 한국은 51%(2016~2020년)에 그쳤다. 

   민창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

민 교수는 “다잘렉스의 경우 3차 치료가 끝나고 내성과 변이가 발생한 4차 재발에서 급여를 적용하는 것은 좋은 치료제를 너무나 잘못 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세계 어디에서도 다잘렉스를 4차 치료에 사용하지 않으며 대부분 1~2차 치료에 쓴다”며 “CAR-T 치료제도 다발골수종 임상에서 좋은 효과를 보였지만 여러 공급 이슈와 약가 환경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면서 ‘그림의 떡’이 됐는데 하루빨리 1~2차 치료에 단일클론항체에 급여가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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