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특허분쟁 관련 공수입장을 바꿔가며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베테랑 암젠이 휴미라, 스텔라라에 이어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의 미국 시장에서 최초 시밀러 출시를 예고했다.
웨스트 버지니아 북부법원 토마스 클리(Thomas S. Kleeh) 판사는 23일 판결 내용을 비공개한 채 리제네론이 제기한 암젠의 바이오시밀러 '파브블루'(Pavblu)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아일리아 관련 가처분신청이 인용되지 않고 기각된 첫 사례다.
가처분신청의 기각으로 암젠은 지난 9월 17일자로 FDA 승인을 받은 파브블루의 미국 내 출시에 대한 장애 요소가 제거됐다. 즉, 특허침해 본안소송의 승패 결과에 따라 손해배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으나 제품의 출시는 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가처분신청의 기각으로 좀 더 유리한 위치에서 손해배상의 우려 없이 암젠은 리제네론과 특허합의를 통해 미국 시장에 조기 출시일에 대해 협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현재 아일리아 시밀러로 FDA 승인 품목은 가장 최근 승인된 암젠의 파브블루 이외에 지난 5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바이오젠의 오푸비즈(Opuviz), 바이오콘의 예사필리(Yesafili)를 시작으로 포마이콘과 판권 계약을 체결한 독일 소재 클링게 바이오파마(Klinge Biopharma)의 아잔티브(Azantive), 산도스의 엔제부(Enzeevu) 등 모두 5품목이다.
여기에 더해 승인신청이 진행 중인 품목은 셀트리온의 CT-P42 등 모두 6품목으로, 모두 리제네론이 제기한 특허침해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 분산돼서 진행됐던 총 5개사 6건(삼성바이오에피스 2건)의 특허침해 소송은 이번 가처분신청이 기각 결정을 내린 버지니아 북부법원에서 병합되어 진행되고 있다. 별도로 산도스를 상대로 한 특허침해 소송은 뉴저지 지방법원에 지난 8월 시작됐다. 모두 6개사를 상대로 7건의 소송이 펼쳐지고 있다.
리제네론이 제기한 가처분신청이 인용돼 출시가 불가능한 품목은 바이오콘의 예사필리(23년 12월), 삼바와 바이오젠의 오푸비즈(6월), 포마이콘의 아잔티브(6월) 등 3품목이며 나머지 2품목에 대한 가처분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앞서 암젠은 다른 경쟁기업에 6개월 앞서 가장 이른 시점인 23년 1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암제비타(Amjevita)의 미국 출시로 선점효과를 톡톡히 봤다.
또한 내년 본격 경쟁이 시작될 스텔라라 시밀러 미국 시장 경쟁에서도 암젠의 웨즐라나(Wezlana)의 출시일은 25년 1월 1일로 설정돼 다른 경쟁업체 대비 한 달 이상 이른 시점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암젠의 바이오시밀러 관련 미국 시장 조기 출시를 가능케 하는 이유에 대한 해석은 다양할 수 있으나 2014년부터 원개발사 입장에서 필그라스팀과 페그필그라스팀, 에포에틴 알파 등 시밀러 업체와 11건의 특허침해 소송을 진행한 오랜 경험이 누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는 프롤리아 시밀러 도전에 대응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산도스와는 미국 시장 출시일을 25년 5월 31일로 합의한 바 있다.
헬스오 분석 결과, 고소인 입장에서 총 13건, 피고소인 입장에서 6건 등으로 미국에서 모두 19건의 바이오시밀러 특허침해 소송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이다. 글로벌 제약사로는 가장 많다. 다음으로는 고소인 입장에서만 로슈(제넨텍), 애브비가 특허소송을 많이 경험한 글로벌제약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