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는 13일 '엡글리스'(Ebglyss, 레브리키주맙, Lebrikizumab-lbkz)가 중등도에서 중증의 아토피피부염 환자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엡글리스는 12세 이상, 체중 40kg 이상의 성인 및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국소 치료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 사용될 수 있는 인터루킨-13(IL-13) 억제제다.
이번 FDA 승인은 당초 승인 목표일보다 약 1년가량 지연됐다. 2023년 10월 2일, 릴리는 제조시설 문제로 인해 FDA로부터 승인거부통지(CRL)를 받은 바 있다. 그 결과 유럽과 한국에서 먼저 승인이 이뤄졌다. 유럽에서는 2023년 11월 17일에 승인되었으며, 한국에서는 지난 8월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릴리에게는 이번 FDA 승인으로 유럽과 한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엡글리스의 시장 진출을 완료하며, 글로벌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FDA 승인은 ADvocate 1, ADvocate 2, ADhere 임상시험의 결과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이 연구에는 1,000명 이상의 중등도에서 중증의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참여했다. 주요 평가 지표는 16주째의 피부 상태 개선이었으며, 엡글리스 치료군의 38%가 16주 차에 깨끗하거나 거의 깨끗한 피부 상태(IGA 0, 1)를 달성했다. 이는 대조군의 12%와 비교해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였다. 일부 환자에서는 4주 만에 이러한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엡글리스는 가려움증 완화 효과도 보여주었다. 16주째 엡글리스 투여 환자의 43%가 가려움증 완화를 경험했으며, 이 효과는 1년간 유지됐다.
엡글리스는 사노피의 듀피젠트(Dupixent, 성분명: 두필루맙)와 레오파마의 아트랄자(Adtralza, 성분명: 트랄로키누맙)에 이어 세 번째로 FDA 승인을 받은 인터루킨 억제제다.
엡글리스는 초기 치료 단계에서 500mg을 투여하고 이후 250mg을 2주마다 투여하여 임상적 반응을 관찰한다. 이후 임상 반응이 충분히 나타나면 유지 치료로 4주마다 250mg을 투여한다. 엡글리스는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함께 사용될 수 있다. 유지요법으로 4주마다 투약하는 옵션이라는 차이점을 갖는다.
이번 엡글리스의 승인은 릴리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릴리는 이미 유럽에서 승인을 받았으나 FDA 승인을 확보하지 못한 JAK 억제제 올루미언트(Olumiant, 성분명: 바리시티닙)를 보유하고 있다. 즉 미국 시장에서의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포트폴리오가 제한적이었다. 이번 엡글리스의 FDA 승인은 이러한 공백을 메우고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치료 환경에서는 경구 옵션인 올루미언트와 주사 제형의 엡글리스 간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앞서 한국릴리는 올루미언트의 아토피피부염 적응증 연령을 당초 성인에서 2세 이상으로 확대 허가를 받은 바 있다. 12세 이상에서 경구 및 주사 옵션의 제공, 2~11세에서 듀피젠트와 경쟁 구도를 구축했다.
특히 올루미언트의 경우 2세 이상 적응증 승인은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가 처음이다. 릴리 관계자는 "소아 환자를 위한 제한된 투약 옵션을 확대하기 위해 올루미언트에 대한 적응증 연령 확대를 위해 식약처와 협력, 이번에 승인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일본의 급여 약가는 엡글리스 250mg 오토인젝터와 주사제형 모두 61,520엔에서 11월 1일부터 각각 50,782엔(한화 약 47만원)으로 인하키로 8월 14일 고시됐다.
유지요법으로 4주 옵션이라는 점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상당한 수준의 약가인하가 이뤄졌다. 국내는 급여환경은 산정특례를 적용받아 약가차이에 따른 환자의 부담의 차이는 크지 않지만 아트랄자가 한차례 국내 급여약가를 낮춘데 이어 추가적으로 엡글리스가 가격 경쟁력을 더 높일 경우,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