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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추석 성묘, 가을철 야외활동 시 쯔쯔가무시병·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주의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9-15 21:4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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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쯔쯔가무시병, 치료 시기 놓치면 사망률 높아 … 야외활동 후 발열·발진·가피(딱지) 증상 시 발병 의심

가을은 여름보다 질병이나 전염병의 종류는 적지만, 전염병의 증세가 대체로 심각하다. 대표적으로 신증후군출혈열(유행성 출혈열), 렙토스피라증, 쯔쯔가무시, 비브리오패혈증이 있다.

   

이 중에서 진드기를 매개로 하는 쯔쯔가무시병과 수년 전 급부상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SFTS)은 성묘나 야외활동을 통해 전염되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    

   

쯔쯔가무시병은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털진드기의 유충(응애)이 사람을 물어 발생한다. 털진드기는 알에서 유충, 약충(若蟲, 불완전변태를 하는 유충 다음 단계)을 거쳐 성충이 되는데, 알에서 부화된 유충이 약충으로 변하는 과정 중 사람의 호흡을 인지해 피부에 달라붙은 후 흡혈한다.

   

주로 팔, 다리, 머리, 목 등의 노출 부위나 겨드랑이, 사타구니, 엉덩이 등 습한 부위를 무는 경우가 많다. 흡혈하는 과정에서 진드기 유충 속에 있던 쯔쯔가무시균이 사람의 혈액과 림프액을 통해 전신에 퍼져 혈관염을 일으키고 전신 증상을 유발한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야외 활동 후 3주 내에 갑자기 두통, 근육통과 같은 몸살 기운이나 복통, 구토와 같은 장염 증상이 나타나면서 발열이 시작되고 이어 피부에 발진이 나타나고 가피(딱지)가 확인된다면 쯔쯔가무시병을 강력하게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야외활동 시 피부가 풀숲 등에 노출된 적이 있거나, 농업에 종사한다면 이런 증상이 나타날 경우 쯔쯔가무시병으로 진단될 가능성이 높다.

   

쯔쯔가무시병은 혈관염에 의한 발열 및 전신 증상이 특징적이다. 발진(직경 3~5mm의 홍반성 반점)의 경우, 발병 3~7일째에 간지럽지 않은 홍반성 구진성 발진이 몸통에서 상지, 하지로 퍼진다. 경계가 명확하고 발진끼리 합쳐지지 않고 눌러보면 붉은 색이 쉽게 없어진다. 손 발바닥에는 발진이 잘 생기지 않는다.

   

진드기가 물었던 자리에 생기는 가피(직경 0.5~2cm)는 쯔쯔가무시병 환자의 50~90%에서 관찰되고 진단에 매우 중요한 소견이다.

   

초기에는 수포와 궤양 소견을 보이다 검은색 가피로 피부 병변이 진행된다. 가피 주변은 붉은색 홍반으로 둘러싸여 있는 경우가 많다.

   

신 연구위원은 “매년 가을이 되면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진드기에 물려 쯔쯔가무시병 환자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초기 증상이 독감이나 장염 등에서 나타나는 몸살 기운과 유사하기 때문에 감별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쯔쯔가무시병은 매년 국내에서 5000~1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치료시기를 놓치면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며 “예방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쯔쯔가무시병 예방법 … 풀밭에 눕지 말고 돗자리 써야 

   

쯔쯔가무시병을 예방하려면 야외에서는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복장을 착용하고, 풀밭 위에서 옷을 벗어두거나 눕지 말고 돗자리를 사용한다. 야외활동 후에는 옷을 털고 세탁해야 한다.

   

진드기 기피제 사용도 도움이 된다. 기피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약외품’으로 승인 받은 제품을 선택해 사용법을 숙지한 후 피부에 사용한다.

   

진드기는 장시간 흡혈하면서 병원체를 옮기기 때문에 물린 후 바로 진드기 잔해를 제거하면 감염 확률을 낮출 수 있다. 진드기가 피부에 붙은 것을 확인했다면 억지로 제거하지 말고 신속하게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제거하는 게 안전하다. 당장 의료기관 방문이 어렵다면 핀셋 등으로 진드기 머리를 잡아 조심스럽게 수직 방향으로 제거해 최대한 진드기 조직이 피부에 남지 않도록 하고 즉시 소독해야 한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왼쪽), 김보미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교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소화기증상 위주 … 쯔쯔가무시병은 감기 몸살 증상과 비슷

   

SFTS는 대표적인 진드기 매개 질환으로,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야생 진드기에게 물린 뒤 발생한다. 4~11월에 진드기가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데, 특히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는 가을철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김보미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혈소판을 감소시키는 질환으로, 원인불명의 고열·구토·설사·오심 등 소화기 증상을 유발한다”며 “치사율이 30%에 달할 만큼 치명적이기 때문에 야외활동 2주 이내에 증상이 발현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쯔쯔가무시병은 고열, 오한, 근육통, 두통 등 감기 몸살과 유사한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반면 SFTS는 소화기 위주로 증상이 나타나고, 쯔쯔가무시병에서 피부 발진이나 검은 딱지가 생겨나는 게 차이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의 경우, 증상 완화 치료와 항생제 치료 등을 시행하긴 하지만, 명확한 치료제나 예방백신은 현재까지 없다”며 “풀밭에 앉지 않고, 진드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긴팔·긴바지 등을 착용하는 게 가장 필수적인 예방법”이라고 권고했다. 이어 “드물게 환자의 혈액 및 체액에 접촉한 가족에서 2차 감염이 될 수 있어 2차 감염관리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쯔쯔가무시병은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 등의 항생제를 투여하면 1~2일 내에 증상이 빠르게 호전된다. 

   

SFTS는 환자의 탈수나 산염기 정도를 감안한 수액요법, 혈압 저하에 따른 혈압상승제 주사, 콩팥 기능 부전에 따른 투석치료 등 보전적인 치료가 이뤄진다. 중증 환자에서는 중증환자에서 혈장교환, 면역글로불린 투여, 항바이러스제인 ribavirin 투여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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