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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심방세동 있는 관상동맥질환자, 최적 약물치료는 ‘항응고제 단독요법’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9-02 12:24:54
  • 수정 2024-09-04 21:5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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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기병·박덕우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교수팀, 항응고제+항혈소판제 병용요법보다 1년 뒤 사망·출혈 등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 56% 낮아
  •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세계 임상의사 교과서 기준되는 NEJM에 통산 9번째 논문 게재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는 관상동맥질환은 전 세계 사망원인 1위일 정도로 흔하면서도 위험한 질환이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은 부정맥 중 가장 유병률이 높은 질환이다. 두 질환을 동반하는 환자도 매우 흔하며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관상동맥질환은 항혈소판제(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등), 심방세동은 항응고제(와파린, 에독사반 등)로 치료해왔는데, 두 질환을 같이 갖고 있는 환자가 두 약제를 함께 장기적으로 복용할 경우 부작용 위험이 크다고 알려져 최적의 치료법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남기병(왼쪽부터)·박덕우·조민수·강도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남기병·박덕우·조민수·강도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은 심방세동과 관상동맥질환을 함께 갖고 있는 환자에게 심방세동 치료제만 복용하게 한 결과, 관상동맥질환 치료제와 심방세동 치료제 모두 복용한 집단에 비해 1년 뒤 사망·뇌졸중·심근경색·출혈 등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이 크게 감소해 오히려 더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내 18개 의료기관에서 고위험 심방세동과 안정형 관상동맥질환이 같이 동반된 환자 1040명을 무작위 배정한 뒤, 항응고제인 에독사반(오리지널 다이이찌산쿄 '릭시아나정')으로 단독치료한 집단 524명과 항응고제(에독사반)와 항혈소판제(아스피린 또는 클로피도그렐) 모두 투여한 병용군 516명으로 나누어 1년 뒤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사망·뇌졸중·심근경색·출혈 등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이 항응고제와 항혈소판제 복합치료 집단에서는 16.2% 발생한 반면, 항응고제 단독치료 집단에서는 6.8% 발생해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이 약 5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출혈사건이 약 66% 감소한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및 비주요 출혈사건이 병용 투여군에서는 14.2% 발생한 데 비해 단독 투여군에서는 4.7%에서 발생했다. 사망이나 뇌졸중·심근경색과 같은 주요 허혈성사건 발생률은 병용군 1.8%, 단독균 1.6%로 큰 차이 없이 모두 안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전 세계 의사들의 임상치료 교과서로 불리는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 IF=96.2)에 게재됐다. 이로써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아시아 최초로 NEJM에 총 9편의 논문을 게재하는 쾌거를 올렸다. NEJM은 피인용지수가 96.2로 네이처(50.5)나 사이언스(44.7)보다 높고. 전 세계 치료 지침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최고 권위의 임상논문 저널이다.

   

국내 유수 병원의 NEJM 게재 기록이 2~3편인 것과 비교하면, 서울아산병원의 9번째 게재 기록은 글로벌 임상과 연구의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성과다.

   

또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심장 분야 최고 권위 학회인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Congress 2024)의 메인 세션 ‘핫라인’에서 발표됐다.

   

연구팀은 고위험 심방세동과 관상동맥질환이 동반된 환자 1040명을 대상으로 1년간 치료효과를 분석한 결과, 항응고제만 복용한 단독치료 집단이 항응고제와 항혈소판제 모두 복용한 복합치료 집단에 비해 사망·뇌졸중·심근경색·출혈 등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이 약 56% 낮았다고 밝혔다.

   

부정맥의 한 종류인 심방세동은 심장의 보조 펌프에 해당되는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가늘게 떠는 질환이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 환자 10명 중 1명이 심방세동도 함께 앓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관상동맥질환은 동맥경화로 혈류 공급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항혈소판제로 치료한다. 반면 심방세동은 혈액 응고를 방지하는 항응고제로 치료한다. 항응고제는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Xa 인자(factor Xa)를 직접적으로 억제하는데 최근의 대세는 바록사반(rivaroxaban), 아픽사반(apixaban), 에독사반(edoxaban), 리바록사반(rivaroxaban) 등 DOAC(direct oral anticoagulant) 또는 NOAC(New oral anticoagulant 또는 Non–vitamin K antagonist oral anticoagulant)로 불리는 제제들이다.

   

두 약물의 기전은 다르지만 모두 혈액을 묽게 하기 때문에, 두 가지 약물을 함께 복용할 경우 부작용 위험이 커진다고 알려져 있었다.

   

남기병 교수는 “그동안 심방세동이 동반된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최적 치료 방침에 대한 임상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다기관 연구를 통해 치료 방침을 바꿀 중요한 결과를 얻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약물치료지침을 최적화해 환자들의 예후가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덕우 교수는 “심방세동과 관상동맥질환은 심한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도 있지만, 적절히 치료받으면 증상을 완화하고 이로 인한 2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며 “환자 임의로 복용하는 치료제를 변경하거나 중단하기보다,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의를 통해 본인에게 최적화된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2003년 심장내과 박승정 석좌교수팀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NEJM에 논문을 게재한 이후 관상동맥질환, 판막질환, 부정맥질환을 주제로 최근까지 총 9편의 논문을 꾸준히 게재해왔다. 이를 통해 실제 전 세계 임상 의사들의 진료 및 치료 지침에 반영되는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이러한 학문적 성과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압도적인 연구 업적이다. 단일 의료기관에서 이를 포함해 총 10편의 논문을 NEJM에 게재한 것도 전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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