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의정부을지대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백혈병 표적항암제 ‘다사티닙’(BMS제약의 ‘스프라이셀정’에 대한 임상 데이터를 비교한 연구 결과, 초기 효과를 얻은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경우 이 약물의 선제적 용량 감소가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번 연구는 처음 진단받은 만성기 백혈병 환자가 매일 100㎎의 다사티닙을 복용했을 때의 임상시험 결과를 전향적으로 분석해 내놓은 결과다. 이 연구는 지난달 27일 혈액종양내과 분야 국제학술지인 ‘루케미아리서치’(Leukemia Research, IF=3.156)에 게재됐다.
2001년 만성골수성백혈병 1세대 표적항암제인 이매티닙(노바티스 ‘글리벡필름코팅정’)이 등장한 이후 이후 환자들의 생존율이 크게 높아졌지만, 일부 환자에서 돌연변이로 인한 약물 내성이 문제가 돼 왔다.
백혈병의 세계 권위자인 김 교수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자 닐로티닙·라도티닙·다사티닙(2세대), 포나티닙(3세대), 애시니밉(4세대) 등 차세대 표적항암제의 임상연구개발을 주도해 왔다.
그 중 처음 진단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사티닙 3상 연구에서 이 약물의 복용군이 이매티닙 복용군에 비해 효과는 월등한 반면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중단이 많았고, 추가 분석에서 부작용으로 인해 투약량을 줄였음에도 유전자 반응 획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다사티닙 복용량의 적절한 감소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돼왔다.
김동욱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이원식 부산백병원 교수, 신동엽 서울대병원 교수)은 다사티닙 100㎎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표준용량군(PCR-DEPTH) 환자 102명, 조기 유전자 반응을 획득한 환자에서 부작용이 있는 경우 1일 용량을 80㎎으로 줄인 용량감소군(DAS-CHANGE) 90명을 대상으로 복용량과 유전자 반응 비율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다사티닙의 복용량을 선제적으로 줄일 경우 부작용이 감소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복용량은 당연히 용량감소군(80.1%)보다 표준용량군(99.6%)이 유의하게 높았다. 반면에 주요 유전자 반응에서는 오히려 표준용량군(65.2%)보다 용량감소군(77.1%)이 더 치료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왔다.
김 교수는 “초기에 좋은 효과를 얻은 환자의 경우 표적항암제의 선제적인 용량 감량은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치료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임상현장에서 실제적인 환자 치료에 중요한 표준지침을 제공하는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