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이 뇌수막으로 전이된 환자에서 3세대 표적항암치료제 오시머티닙(Osimertinib, 상품명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정')이 효과를 보였다. 하루 한 번 표준용량(80mg)만 투여하더라도 이들 환자의 치료반응을 올리고, 생존기간을 늘리는 등 예후를 개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안명주·박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이정일 신경외과 교수 연구팀은 종양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미국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IF=45.3) 최근호에 뇌수막 전이가 있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환자에서 오시머티닙의 임상적 효능에 대해 발표했다.
비소세포폐암에서 가장 흔한 EGFR 변이가 있으면 1차 치료제로 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TKI)를 쓴다. 보험 급여에 대한 제한 때문에 1세대, 2세대 TKI 억제제를 쓸 경우 내성이 잦고, 뇌혈관장벽 투과율이 낮아 뇌수막으로 전이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약물 용량을 늘려 뇌혈관장벽을 넘으려는 시도가 있지만 덩달아 부작용이 커질 수 있어 한계였다.
이에 연구팀은 3세대 TKI 억제제인 오시머티닙이 이전 세대보다 뇌혈관장벽 투과가 용이하도록 만들어진 만큼 용량을 줄여도 충분한 임상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임상연구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을 포함한 국내 6개 의료기관에서 2020년 11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비소세포폐암 환자 73명을 모집해 2상 연구(BLOSSOM)를 진행했다. 환자들은 모두 EGFR 변이가 있었고, 이전에 1세대 또는 2세대 TKI 제제로 치료받은 적이 있었지만 내성과 함께 뇌수막 전이가 생겼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28일 동안 매일 80mg의 오시머티닙을 투여하고 경과를 관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2023년 10월 기준 이들의 추적관찰기간 중앙값은 15.6개월로, 15명이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뇌수막 전이가 있는 경우 기대 생존기간이 짧으면 수주에서 몇 개월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객관적치료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역시 51.6%으로 준수했고, 병의 진행이 완화되는 정도(Disease Control Rate)도 81.3%에 달했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11.2개월, 약제의 반응기간 중앙값은 12.6개월로 확인됐다.
약물 농도를 줄인 덕분에 오시머티닙 관련 부작용은 57.5% 수준에 그쳤다. 그 마저도 가려움증(13.7%), 발진(12.3%) 등 경미한 경우가 많았다.
박세훈 교수(1저자)는 “치료가 매우 제한적이었던 뇌수막 전이 환자들에서 효과적인 치료를 증명한 결과로 1년 이상의 생존기간을 보였다는 점은 매우 희망적인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