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미국의 높은 약가 문제에 대해 특정 약국혜택관리업체(PBM)의 시장 지배력과 불투명한 계약 관행을 주요 요인으로 지적했다. 

제약사에 이어 2022년부터 PBM의 불공정 거래 관행 조사를 진행 중인 FTC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간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미국 약가 인상을 유발한 주요 요인으로 제약사와 시장 지배력을 악용한 PBM 간의 리베이트 계약 거래 관행을 꼽았다.

특히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의 민간 보험 급여 품목 제외를 약속받는 대신 제약사가 약가의 특정 비율을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관행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더 높은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제약사가 약가를 인상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구조가 제약사의 약가 인상의 동기로 작용하고,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그 부담이 전가되며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접근성을 악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근원적인 문제의 시작점으로 CVS, 익스프레스 스크립츠(Express Scripts), 옵툼(Optum) 등 대형 PBM의 높은 시장 점유율과 보험사, 가맹 약국의 수직적 통합을 꼽으며 감시와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사례로 존슨앤드존슨의 자이티가(영문상품명: Zytiga)와 노바티스의 글리벡(영문상품명: Gleevec) 등 항암제의 유통 구조에 대한 분석 자료를 제시했다.

간략히, 제약사에 많은 리베이트를 받아 저렴하게 구매한 이후 가맹 약국에는 싸게 공급해 환자 본인 부담금을 낮출 수 있도록 하고, 독립(비가맹) 약국에는 고가에 공급해 환자 부담이 높아지도록 함으로써 독립 약국의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환자 부담을 심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환자는 동일 약물에 대해 최대 200배의 본인 부담금 차이가 발생했으며, 두 개 품목으로만 PBM은 16억 달러(한화 약 2.2조 원)의 추가 수익을 확보했다고 시장 왜곡 현상을 지적했다.

중간 보고서를 통해 FTC는 PBM의 비협조로 조사가 지연되고 있다며 이 같은 조사 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지방법원에 제소를 검토하는 한편, 조사를 완료하는 대로 구체적인 감시 및 규제 강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보고서는 FTC 5명의 위원 중 4명의 찬성으로 발간됐다.

한편 약국 혜택 관리 업체(PBM, Pharmacy Benefit Manager)는 다양한 민간 및 공보험사에 따로따로 급여 청구를 진행하는 문제와 특히 민간 급여 약품의 원활한 공급과 공동 구매를 통한 제약사와 협상력 강화 등 약국의 지원을 위해 1960년대 후반부터 등장한 시스템이다.

그러나 대형 6개사가 시장의 90%(빅3 기준 80%)의 점유율을 보이는 등 특정 PBM의 시장 지배력이 높아지면서 의약품의 강력한 유통 권력으로 부상, 경쟁 약물 급여 등재 제외 등 조건으로 한 과도한 수준의 리베이트 거래 계약 등 다양한 불공정 거래 행위를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