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25% 이상 체중 감량 효과가 기대되는 한미약품의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LA-GLP/GIP/GCG agonist, 개발코드명 HM15275)에 대한 주요 비임상 연구 결과들이 지난 21~24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 2024)에 소개돼 주목받았다.
한미는 이 행사에서 HM15275의 우수한 체중감량 효능과 차별화된 개발 전략을 확인한 비임상 연구결과 4건을 포스터로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한미의 차세대 지속형 플랫폼 기술 ‘아실레이션’(Acylation)이 적용된 HM15275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와 위 억제 펩타이드(GIP), 글루카곤(Glucagon, GCG) 등 세 가지 수용체 각각에 최적으로 작용해 비만 치료에 특화돼 있다. 부수적으로 다양한 대사성 질환에 효력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미약품은 이번 ADA에서 HM15275가 수술적 요법에 따른 체중감량 효과에 버금가는 효능을 토대로 비만치료 영역에서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신약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확인한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현재 GLP-1 기반 약물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와 터제파타이드(tirzepatide)는 비만치료 임상에서 약 15~20%의 체중감량 효과가 확인됐지만, 비만대사 수술(bariatric surgery) 수준의 체중감량(25~30%)에는 도달하지 못하는 의학적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존재한다.
한미약품은 비만 동물모델에서 HM15275 반복투약 때 기존 치료제보다 질적, 양적으로 모두 우수한 체중감소 효능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이 효력은 HM15275의 최적화된 삼중 약리작용에 따른 식이조절 및 에너지 대사 증가에 기인한다는 기전을 규명했다.
한미약품이 발표한 다른 3건의 비임상 연구결과는 HM15275가 우수한 체중감소 효능 외에도 심장 및 신장 관련 다양한 대사성 질환에서 효력을 나타낸다는 내용과 그 작용 기전을 담고 있다. 인크레틴 기반 약물들은 당뇨와 비만 치료를 넘어 다양한 치료 분야로 그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심혈관 및 신장 질환을 개선하는 효능이 확인되면서, 이 약물들의 적응증 확장이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HM15275가 고혈압에 따른 심장비대 및 심장섬유화 증상에서 현존 치료제보다 우수한 심장 보호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다양한 심부전 동물모델에서 발생하는 운동능력 저하를 크게 개선해 심부전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결과를 발표했다.
아울러 이 신약후보가 심근세포 및 심장 섬유아세포에도 직접적 치료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대사 개선을 통한 긍정적 영향 이상의 심혈관질환 개선 효능을 가져다 줄 수 있음을 입증했다.
또 다른 발표에서는 HM15275가 신장 내 여과기능을 수행하는 족세포 및 신장근위 세뇨관 상피세포에 직접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토대로 다양한 신장질환 동물모델에서 신장 기능 및 섬유화 개선 효능을 입증한 결과를 공개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3월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HM15275의 1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했고 지난 5월 승인받았다. 6월 중순부터 HM15275의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 등록에 들어가 첫 투약을 완료했다.
한미약품 최인영 R&D센터장은 “올해 ADA 발표는 ‘차세대 비만 신약’을 국제 학회에서 처음 선보이며 비만치료 분야의 선도적 입지를 공고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며 “연말에는 GLP-1 유사체 비만 치료제로서 당뇨병을 겨냥해 개발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 HM11260C, LAPS Exd4 analog), HM15275에 이어 비(非)인크레틴 작용 기전의 신개념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