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HK이노엔의 케이캡과 대웅제약의 펙스클루에 앞서, P-CAB 원조격인 다케다의 보신티(보노프라잔, 일본 Takecab 미국 Voquezna)가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
동일 계열의 국산 신약 30호 케이캡과 34호 펙스클루는 보신티의 성공을 롤모델 삼아 염원하던 국내 신약 첫 블록버스터 약물의 등극에 성공할 수 있을까.
3월 결산법인인 다케다의 2023년 실적 보고에 따르면 보신티는 국내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날개를 달면서 지난해 보신티의 매출이 1185억 엔을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엔저 상황인 현재 환율로도 한화로 1조 원이 조금 넘는 매출 규모다.
2022년보다 89억 엔 더 판매했고 성장률은 고정환율 기준 8.2%였다. 회사는 이러한 성장은 일본과 브라질, 중국 등 신흥 시장에서 판매가 증가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보신티는 다케다가 오츠카와 공동 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한 후 2014년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12월 26일 일본에서 가장 먼저 승인을 받았다. 다음은 중국에서 2020년 8월 25일 판매 허가를 받았고, 이어 브라질에서는 2021년 7월 경 승인받았다.
FDA로부터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치료를 적응증으로 3제 요법이 먼저 승인을 받은 이후 미란성 식도염 단독 요법으로 지난해 11월 7일 승인을 받아, 12월부터 시장 판매가 시작됐으니 로열티 수입은 올해부터 더해질 예정이다.
참고로 북미와 유럽 판권은 패톤(Phathom) 파마슈티컬스가 보유하고 있다. 미국 외 유럽과 캐나다에서도 허가를 받아 판매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모델을 개척 중인 HK이노엔은 중국을 시장으로 시작해 아시아, 북미, 중남미에 이어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까지 모두 45개국에 기술 수출 또는 완제품 수출 형태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 중이다.
케이캡은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아 2019년 본격 출시된 이후 4년 차인 지난해 15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데 이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국산 신약 첫 블록버스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목표는 10년 만에 1조 원 매출을 달성한 보신티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목표로 삼고 있다. 출시 10년 차에 100개국 진출, 2030년에는 글로벌 현지 매출 2조 원 달성을 꾀하고 있다.
이미 중국, 필리핀, 멕시코, 페루 등 7개국에 현지 출시됐고, 최근 칠레, 도미니카공화국, 니카라과, 온두라스에서 품목 허가를 승인받았다. 이외 중남미 국가 등에서도 허가 심사 중이다. 미국, 캐나다, 브라질 등 3개국에서 기술 이전을 통한 현지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의 펙스클루는 지난 11일 2022년 7월 출시된 이후 2년이 안된 지난 5월 말 기준 누적 매출 1020억 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중국에 진행한 기술 수출에 이어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목표는 2030년까지 국내 매출 3000억 원, 글로벌 매출 7000억 원 등 단일 품목 합산 매출 1조 원 달성이다.
P-CAB 단일 품목의 1조 원 매출 달성은 5년 전후면 단일 품목 글로벌 1조 원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국산 P-CAB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소식이다. 다만 다케다와 같은 글로벌 직접 판매를 위한 영업망을 구축하지 못하고 현지 협력사의 능력에 의존해야 한다는 약점은 극복해야 할 숙제다.